松竹일반시

굴비

松竹/김철이 2021. 7. 24. 01:35

굴비

 

                      松竹 김철이  

 

 

입바르고 올 고른 선비들

오랏줄 한데 엮어

귀양살이 떠나는 그 눈물이 짜구나

 

옛 시절 자린고비

햇병아리 물 머금듯

밥 한술에 한 번 올려다보니

고문받는 죄인도 아닐 터

새끼줄에 매달려 도는 그 신세 가련하네

 

굶기를 밥 먹듯 하던

보릿고개 그 시절

한 토막 구워 밥상에 올려놓는 날이면

천하제일의 부자가 무색하고

눈치 없는 자식들 환호성 온 천지 진동하더라

 

세월도 흐르고

시대도 바뀌었지만

천하(天下) 일미(一味)

그 맛이야

어찌 쉬 변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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