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하고 봐야지
김철이
오랜만에 지방으로 출장을 내려온 김씨
하룻밤 쉬어갈 숙소를 찾다가
어느 일류 여인숙에다 여정을 풀었는데
지친 몸을 샤워로 달래고
막 잠자리에 들려 할 때였다.
방 한가운데로 살이 피둥피둥 찐 바퀴벌레 한 마리가
겁도 없이 여유를 부리며 기어가는 것이 아닌가,
엉겁결에 신문지를 반으로 접어 바퀴벌레를 때려잡고는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깊이 잤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침에 자고 일어나 눈을 뜨니
어젯밤 신문지로 때려잡았던
바퀴벌레 시신 곁에 수백 마리의 크고 작은 바퀴벌레가
애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있는 것이 아닌가!
화가 단단히 났던 김씨,
여인숙 주인을 불러
어젯밤 있었던 사건의 자초지종을 얘기해 주며 따져 물었다.
김씨: “주인장! 이럴 수가 있소!”
주인: “어휴! 죄송합니다. 많이 불편하셨나요.…?”
김씨: “아니, 그래도 이 지방에서 일류 여인숙이란 곳에서 바퀴벌레가 웬 말이요!”
그러자 바퀴벌레가 우글거리는 방바닥을 빤히 내려다본 여인숙 주인 왈~
주인: “아이고~ 손님! 손님께서 큰 실수를 저질렀군요.”
주인: “손님께서 어젯밤 때려잡은 바퀴벌레는.”
주인: “우리나라 바퀴벌레 연맹 회장이었어요.”
주인: “해서 저 많은 바퀴벌레들이 문상을 왔던 것이고요.”
.
.
.
.
.
.
.
.
김씨: “맙소사!~ 졌다. 졌어”
'웃고 살아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운 사하라 사막 (0) | 2021.03.20 |
---|---|
서울 구경 (0) | 2021.03.13 |
되로 주고 말로 받았네 (0) | 2021.02.27 |
부전자전 (0) | 2021.02.20 |
큰스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0) | 2021.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