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그 손을 잡아야 합니다."

松竹/김철이 2019. 12. 7. 16:54

"그 손을 잡아야 합니다."


                                                        정호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그리스도교의 성탄은 예수 그리스도가 구유에 누운 순간에 시작됩니다. 곧 성탄의 밤인 24일 밤미사가 "크리스마스"입니다. 그날 우리는 이름 모를 한 아기의 탄생이 있었음을 압니다. 그러나 그 날도 또 그 자리도 몰랐기에 누구도 그 탄생을 몰랐습니다.


지금도 몇초에 한 명씩 생명이 탄생합니다. 우리는 그 탄생을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 때도 이 탄생을 소중하게 여겼다면 예수님의 탄생은 마굿간이나 짚이 깔려진 구유는 아니었을겁니다. 그가 구세주가 아니라해도 어떤 아기도 마굿간에 태어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거친 풀 위에 뉘여지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구세주를 그렇게 대했고, 그분을 '가난'이라는 단어에 곧잘 가두어 버립니다. 혹은 그분의 선택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왜 구원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것은 어쩌면 저 구유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어딘가에 하늘거리는 은하수 불빛들이 일렁입니다. 모두 성탄을 말하지만 우리는 또 다시 구유를 놓아야 합니다. 그곳의 아기의 손을 잡아야 할 때 부끄럽지 않기를 바랍니다.


홀로 그 아이의 따뜻한 집이 되어주어야 했던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손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