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능력자 예수님에 대해

松竹/김철이 2019. 12. 9. 08:51

능력자 예수님에 대해



                                                              정호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절이지만 우리가 이미 경험 했던 예수님을 생각한다면 그분의 심판을 이야기하면서도 주님이 어떻게 우리를 대하실지 쉽게 짐작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주님께서 하실 심판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미 2천년 전의 사람들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주님의 오심을 우리에게 준비하게 한 사람.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주님에 대한 예고로 전해준 능력은 그와 비교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주님이 자신이 종이 될 수 없을 정도의 능력자로 이야기 합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사실 그 때까지 예수님은 가려져 있었고 그분의 능력도 숨겨져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요한이 움직일 때 예수님은 이미 우리 안에 계셨고 주님의 인생은 이미 서른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곧 주님의 존재도 그분의 능력도 우리 안에 이미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능력은 요한이 생각한 것과는 달랐다는 생각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드러난 공생활을 보아도 그분의 능력은 과연 대단하지만 한편으로 예수님의 진짜 능력은 사람을 가리지 않으셨다는 것이고 어디서나 사랑을 지켜내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들에서 예수님은 그것들을 숨기려 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능력은 놀라운 것이 아닌 사랑에 대한 주님의 가르침과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은 그분의 탄생부터 그분에게 도무지 틈을 주지 않았으나 그분의 부모로부터 모든 삶은 사랑으로 지켜졌고 주님은 그 같은 사람의 삶을 늘 귀하게 대하셨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사람을 살피셨습니다.


일생 죄 없이 살았던 요한조차 몰랐던 예수님의 능력에 그는 단 한발자국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그에게는 무수한 제자들이 있었으나 그는 정작 사람들 사이에 살거나 그들을 사랑할 기회를 얻어보지 못했습니다.


사랑이 그분의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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