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이 폭우를 피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松竹/김철이 2019. 12. 5. 10:04

'이 폭우를 피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정호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하느님을 믿는 이들 중에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불행한 일이나 위험 등에 대해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이 있거나 하느님의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 해석하는 일들이 빈번합니다.


또한 종교의 지도자나 사람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는 이들도 이런 말들로 사람을 위로하거나 축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지역에 비가 오고 사람들이 위기에 있을 때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마지막 날 자신의 죽음을 알면서도 그 순간 자리를 피했다면 그리고 그것이 아버지가 주신 기회로 말했다면 우리에게 구원의 십자가는 그리고 사랑이란 전혀 다른 의미가 되었을겁니다.


비가 오면 함께 맞을 수 있고, 모두가 힘겨울 때 그 힘겨움의 한 몫을 나눌 수 있는 것. 그러나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그 집을 지키는 비결입니다.


반석 위에 집을 짓거나 모래 위에 집을 짓거나 같은 비와 바람, 그리고 파도를 마주하게 됩니다. 퍼붓는 폭우에 집을 단단히 챙기고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사랑이 더욱 굳건해 지는 것이 하느님의 사람이 세상과 사람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를 피하는 것을 하느님의 은혜로 여기고 저 높은 곳, 공기 좋고 모든 위험에서 안전한 것을 스스로 도모하며 하느님을 배경 삼아 세상 거의 모든 이들을 비참한 삶으로 내 몰고 그것을 모래 위라고 비웃는 이들의 세상은 그 생각의 책임을 결국 져야 할 것입니다.


폭우를 맞는 이들. 비를 피할 수 없으면 함께 맞을 수 있는 사랑을 우리는 그리스도에게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