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편들기"는 거룩한 전통입니다.

松竹/김철이 2019. 12. 3. 08:26

"편들기"는 거룩한 전통입니다.


                                                            정호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교회는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을 사도를 통해 이어오는 중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된 가르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가장 위가 그리스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는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그리고 한 사람에 의해 지배되는 왕정국가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사람을 사회의 질서와 규범이 지배하는 사회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리스도교는 누가 가장 위에 있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다스리며 아무리 많은 이가 동의하는 이익이 있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뜻에 어긋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그리스도가 보여준 삶의 가르침 중 하나는 '편들기'였습니다. 그 편들기의 내용은 '가난한 자의 우선적인 선택'입니다. 세상에 가난한 자들은 그 가난으로 인해 죄의 유혹에 내몰린 이거나 죄인이 되어 버린 사람들을 포함합니다. 또한 장애나 약함으로 인해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역시 가난한 이들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부유함이 아닌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으로 가난을 스스로 선택하여 살아가는 어리석음의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누구도 가난에 짓눌려 소외되거나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막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난을 무서워하지 않아야 하고 그것이 교회의 위기라고 생각하는 것 앞에서도 가난한 이들의 교회라면 그것이 불행이나 위기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말할 수 있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일생 그리스도가 가진 재산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으로 누군가를 돕거나 누군가의 기부를 나눠주신 것을 본 적도 없습니다. 그분은 늘 가난한 이 곁에 계셨고 당신이 받은 초대를 그들과 함께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분 곁에는 누구도 가난이나 약함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았고 오히려 그분과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으로 행복함을 누리는 그리고 그것으로 하늘나라를 확인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현실'이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나 현실이란 정말 우리가 서 있는 곳을 말하고 우리는 어떤 현실에서도 하느님을 선택하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편들기를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찾는 숱한 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살겠다고 그들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그리스도의 교회가 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어려운 시대에 더더욱 편들기에 나서야 합니다. 그것 아니면 사실 우리가 할 일은 없을 겁니다. 우선 이 위기를 피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해야 할 일이 없을 겁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하느님의 일에 대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