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사람을 보는 눈. 세상을 보는 눈

松竹/김철이 2019. 12. 4. 11:00

사람을 보는 눈. 세상을 보는 눈


                                                                  정호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예수님의 길을 따른다는 것. 그것은 그분의 행동과 말씀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마음을 알고 그분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 내 눈에 있는 것은 이천년 전의 것과 단 하나도 같지 않고 시간과 장소 모두 다 다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그분의 마음과 눈, 그리고 그분의 판단을 뒤따르는 것입니다.


이유가 있어서 찾아온 사람들.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예수님은 마술사인듯 대단하게 여겨지지만 예수님에게 그들은 어떤 존재들이었을까요? 예수님은 사흘 동안 예수님을 따라나선 이들의 허기짐을 걱정하십니다.


우리에게 이 기적들은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의 대표적인 것으로 기억되고 아주 작은 것으로 커다란 일을 이루신 것으로 기억되지만 정작 예수님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던 이들 한 사람의 허기짐을 걱정하신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이 기적은 숫자와 남은 양으로만 기억될 뿐 예수님은 이 기적으로 어떤 것도 연결시키지 않으십니다. 그분에게 빵과 물고기는 먼길을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이들의 기운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그분의 능력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부러워하거나 바라는 것도 그분을 따르는 조건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분을 따를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그분의 마음을 이어 받았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보며 그의 허기짐을 걱정하는 것, 그리고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으로 그 잠시의 허기라도 달래주어 그가 한 나절을 넘어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예수님에게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먼저 돌아보면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의 경계를 정하게 되겠지만 예수님의 마음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떤 순간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