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 松竹/김철이 -
초저녁 그림자 그 어디 머물는지
인적 끊긴 밤거리
가로등 불빛 감정 없는 웃음만 흘리니
야산의 소쩍새 더 깊은 산을 찾누나
실실히 흩어지는 밤이슬 하소연
그 누가 들어줄까
인정(認定)도 부정(不正)도 하지 않는
야박한 세상사
누구의 잘못인지 알 수가 없네
어느 시대 어느 누가 심었는지
잘도 심었지
물주고 가꾸지 않아도
사시사철 무성히 자라는 뿌리 깊은 나무여
너라도 변치 말고 아침을 소망하렴
세상인심 다 변해도 천심이야 변할 손가
고달픈 인생사 사노라면
찬 서리 거칠 테고
새벽은 저절로 온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