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글쟁이

松竹/김철이 2014. 5. 21. 12:55

글쟁이

 

                        - 松竹/김철이 - 

 

 

글쟁이 사십 여년
남은 건
엿 한 가락 바꿔먹지 못할
허상뿐,

 

하늘이 내린 축복일까
힘겨운 이 땅의 저주일까
애꿎은 원고지
갖은 화풀이 다 하더이

 

부엉이 벗을 삼아
야밤을 대낮처럼 지새던 시절도 있었고
풀리지 않는 글줄을 잡은 채
젊음을 불사르던 시절도 있었지

 

잔주름 자글거리는 얼굴에
검은 머리 파뿌리 되어 자라는 글귀

 

동무여 고맙구나
한 생을 벗하며 살았으니
인생의 강나루 건널 적에
내 품에 안겨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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