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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너무 화가 나요

'엄마에게 너무 화가 나요' 말문이 터지면서 속마음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제가 이 세상에 혼자인 것만 같고 비참했어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니, 우리 가족은 내가 힘들 때 공감이란 것을 전혀 해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자식이 힘들어하면 먼저 내 딸의 마음을 알아주고 편도 들어주고, 해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한 번도 내 편을 안 들어줬어요. 엄마에게 너무 화가 나요." - 배재현의《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중에서 - * 엄마는 전능자도 수호천사도 아닙니다. 그러나 아들딸들에게 엄마는 특별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 모두가 등 돌릴 때 마지막까지 남아 나를 지켜줄 사람, 말 못하는 내 마음을 알아주고 읽어줄 사람, 뜻 모를 외로움과 화를 풀어주는 사..

고도원 편지 2021.09.07

진정성을 담은 고백

진정성을 담은 고백 우리가 무엇이든 말할 줄 알게 되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 한다. 철저하게 진정성을 담은 고백을 듣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이 땅에 인류가 존재한 이후 온전히 진심을 담아 고백한 이는 없다. 누구도 마음속 전부를 내놓지 않았다. 심지어 열렬한 성인 아우구스티누스도 자신의 영혼 밑바닥까지 드러내지 않았고, 가엾고 위대한 루소는 광적으로 치달아 자기 자신마저 비방하기에 이르렀다. - 아나톨 프랑스의《에피쿠로스의 정원》 중에서 - * 고백은 사람 사이 믿음의 통로입니다. 사랑도 고백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에 진정성이 담겨야 믿음과 사랑이 깊어집니다. 진정성 있는 고백은 자기의 맨살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남몰래 묻어두었던 것, 꽁꽁 묶어 깊은 곳에 감추었던 것, 영혼의 ..

고도원 편지 2021.09.06

15초 명상법

15초 명상법 15초 만으로도 하루를 기쁘게 보낼 수 있다. 일하다가 잠깐 쉬고 싶을 때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본다. 눈에 띄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그냥 마음속으로 "당신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하며 기원한다. 마음속으로 미소 지으면서 하면 더 좋다. 사람에 따라 속도 차이는 있겠지만 세 번 하는 데 약 15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평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 좋아하거나 중립적인 사람을 대상으로 먼저 해보고, 자신감이 생기면 싫어하거나 불편한 사람에게도 시도해보라. - 김병전의《이제 당신이 명상을 해야 할 때》중에서 - * 명상의 방법은 많습니다. 15초 명상법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간이 중요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명상의 효..

고도원 편지 2021.09.03

오빠와 여동생

오빠와 여동생 우리에게는 오해도, 다툼도 없었다. 나는 모두의 사랑을 받는 여동생, 온 세상을 합친 것보다 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여동생과 더 행복한 미래를 위해 활기차게 탐험 길을 나선 것 같았다. 나는 탐험 길에서 주변 세상을 보았다. 그 세상은, 존재했으되 과거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상이었다. 열정적이고 생기 넘치는 소년, 소녀들, 행복하고 희망에 찬 연인과 부부들도 많았지만 불행한 실패의 비율 또한 고통스러울 정도로 높았다. - 샬럿 퍼킨스의《내가 살고 싶은 나라》중에서 - * 오빠와 여동생. 참으로 특별한 관계입니다. 저에게도 두 여동생이 있습니다. 지난 세월 함께 쌓인 기억들이 많습니다. 쓴 맛 단 맛도 같이 맛보았고, 오해와 다툼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깊은 형제애가 생겼고, 제법 ..

고도원 편지 2021.09.02

'디아스포라'의 새로운 개념

'디아스포라'의 새로운 개념 "나에게 디아스포라는 지리적, 사회, 정치적 개념이 아닙니다. 매일 나 스스로를 부수고 깨뜨리려는 사유 속에 작동하는 철학적 존재론적 개념입니다. 나는 늘 디아스포라가 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합니다. 내가 스스로 멈추고 안주하는 순간 나 자신을 깨뜨려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주류가 되어 편해지는 순간 경계인이 되어 불편해지려고 하고, 안도감으로 느슨해지는 순간 나 자신을 부정해 다시 깨달으려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디아스포라적 삶을 추구하고 살아갑니다." - 전후석의《당신의 수식어, 더 큰 세상을 위한 디아스포라 이야기》중에서 - * 철학자 최진석 교수의 말입니다. '디아스포라'가 지리적 개념보다 더 큰 상위의 철학적 개념이라는 이 구절에 저도 번쩍..

고도원 편지 2021.09.01

손자와 함께 하는 기차여행

손자와 함께 하는 기차여행 그때의 어린아이가 이젠 할아버지가 되어 손자와 함께 기차여행을 하고 있다. 나와 할아버지의 여행이 그늘 짙은 쓸쓸한 여행이었다면, 지금 나와 서준이의 여행은 환하고 행복에 가득한 여행이다. 여수역에 내리면 서준이가 노래처럼 불러대던 이순신 장군의 흔적부터 돌아볼 참이다. 그리고 서준이가 좋아하는 간장게장을 실컷 먹여주어야지. 여수의 관광명소인 오동도에도 가고 새로 생긴 케이블카도 태워줘야겠다. 점심은 꼬막 정식을 먹여야지. - 임철호의《길 위의 정원》중에서 - * 6.25 이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버지를 잃고 할아버지 품에서 자랐던 아이가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어 손자와 함께 기차여행을 하는 풍경이 아프고 아련하게 다가옵니다. 이순신 장군, 간장게장, 여수 오동도, 꼬막 정..

고도원 편지 2021.08.31

인생의 단 맛, 쓴 맛

인생의 단 맛, 쓴 맛 인생이 좋네 나쁘네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인생은 좋기도 하고 동시에 나쁘기도 한 것이라고 말해야 옳다. 인생으로 인해, 오직 인생으로 인해 우리는 좋음과 나쁨의 개념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진실을 말하면, 삶은 달콤하고, 끔찍하며, 매력적이고, 달고, 쓴, 모든 것을 아우른다. 인생은 빨간색이기도 하고 파란색이기도 하며 두 가지 색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모든 색을 띠기 때문이다. - 아나톨 프랑스의《에피쿠로스의 정원》중에서 - * 인생은 한 가지 색이 아닙니다. 빨강, 노랑, 파랑, 하양, 모든 색이 섞여 있습니다. 인생은 한 가지 맛이 아닙니다. 단 맛, 쓴 맛, 떫고, 맵고, 끔찍한 맛이 섞여 있습니다. 인생의 개념과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항상 단 맛만 맛볼 수..

고도원 편지 2021.08.30

공감과 조율

공감과 조율 공감적 관심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여는 데 반드시 필요한 또 다른 기술이 조율이다. 조율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알아차리면서, 동시에 자신의 신체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고 우리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 모니카 윌라인, 제인 더튼의 《컴패션 경영》 중에서 - * 사람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화, 불화, 혐오, 미움 같은 부정적 감정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인내, 믿음, 사랑, 감사 같은 긍정적 감정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가진 긍정적인 요소에 공감하며 서로 맞춰가는 것이 조율입니다. 잘 조율된 악기가 아름다운 선율을 내듯이 잘 조율된 사람들이 주변을 아름답게 합니다. 조율도 기술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8.27

등나무 꽃 그늘

등나무 꽃 그늘 우리집 베란다의 등나무는 구입 후 몇 년 동안이나 꽃피우기를 완강히 거부했다. 그래서 나도 포기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돌보게 되었다. 그럼에도 끝내 꽃은 피지 않았다. 그랬는데 4년 전 이사 후 갑자기 꽃을 피웠다. 딱 한 송이의 꽃을 피웠던 것이다. 형언할 수 없이 기뻤다. 그다음 해에는 꽃송이가 다섯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꽃송이가 무려 아홉이다. - 이토 세이코의《내 맘대로 베란다 원예》중에서 - * 등나무의 생명력은 대단합니다. 꽃은 천천히 피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앙증맞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옹달샘 노천카페에도 등나무가 몇 그루 있습니다. 어느덧 15년이 넘었습니다. 그만큼 꽃이 풍성합니다. 겨울이면 죽은 듯 조용하다가도 봄여름이 되면 꽃망울을 터뜨려 바라보는 이들을 기쁘게 합니다...

고도원 편지 2021.08.26

'플립 러닝'(거꾸로 수업)

'플립 러닝'(거꾸로 수업) 온라인 교육의 부작용과 역효과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언급되는 것이 플립 러닝, 우리말로는 역진행 수업이다. 각자가 온라인 동영상 등으로 사전 학습을 하고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토론식 수업을 이어 가는 교육 방식이다. 말로 설명하기, 실제로 해보기, 집단 토의하기 등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점이 되기 때문에 일방적인 강의와 수동적인 학습이 중점인 기존 온라인 교육보다 학습 효과가 뛰어나다. - 민병운 외의《코로나 시대의 역발상 트렌드》중에서 - * 교육에도 이미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플립 러닝'입니다. '역진행 수업'이라고도 하고, 더 쉽게 '거꾸로 수업'이라고도 합니다. 플립 러닝에서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

고도원 편지 2021.08.25

잘 버티기

잘 버티기 도배는 버티기만 하면 누구나 기술자가 된다는 말은 곧 버티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라는 것을 일을 시작한 후에 바로 알게 되었다. 막상 도배를 시작하고 나니 긍정적인 말보다 겁을 주는 말들이 더 많이 들려왔다. '도배는 십중팔구 시작한 후 한 달 내에 그만두게 된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일해보니 그 말뜻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맨 처음에는 체력이 가장 문제가 되었다. 어깨, 손목, 손가락부터 허리, 무릎까지 아프지 않은 곳이 없고 피곤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회사 다닐 때에는 얼마나 몸이 편했는지 알게 되었다. - 배윤슬의《청년 도배사 이야기》중에서 - * 도배뿐만이 아닙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습니다. 손이 익을 때까지 잘 견디어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피곤함..

고도원 편지 2021.08.24

반성의 단계

반성의 단계 계획을 세웠으면, '계획을 실행'해야 합니다. 문제를 본격적으로 푸는 단계입니다. 문제를 다 풀고 난 후, 마지막으로는 반드시 '반성의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문제 해결의 전 과정을 점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만이 성공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 반은섭의《인생도 미분이 될까요》중에서 - *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잠깐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고 '반성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목표 지향적으로 무조건 내달리기만 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 '잘 하고 있나', '방향은 맞는가', '다듬고 수정할 것은 없나', 중간 점검을 해야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지점에 성공적으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8.23

한국 영화의 국내 시장 점유율 51%

한국 영화의 국내 시장 점유율 51% 한국인들이 영화관에 가서 보는 영화는 절반 이상이 한국 영화다. 세계 많은 나라들에서 '자국 영화'가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팍스 할리우드'의 시대에 이건 드문 경우다. 2019년 한국 영화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1%. 전 세계에서 자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50% 넘는 나라는 미국 인도 중국 일본 한국 이렇게 5개국뿐이다. 이탈리아의 자국 영화 시장 점유율은 10%를 오르내린다. - 조선희의 《상식의 재구성》 중에서 - * 백범 김구 선생은 '문화국가 건설이 나의 소원'이라 말했습니다. 문화국가의 핵심은 콘텐츠이고 그 콘텐츠의 하나가 영화입니다. '기생충', '미나리' 등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러내주었고, 51%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전 국민의 대중적 관심을 ..

고도원 편지 2021.08.20

같은 사람인데 전혀 다른 느낌

같은 사람인데 전혀 다른 느낌 저녁 무렵, 출출해져 오는 배. 갓 구워 따끈따끈한 크로켓 빵 입에 착착 붙는 단맛 일품요리 크로켓 빵.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 어제 남겨 냉장고 속에 넣어 두었던 크로켓 빵 화들짝 놀란 짠맛 먹고 싶지 않은 크로켓 빵. 같은 크로켓 빵인데 전혀 다른 식감. 같은 혀인데 전혀 다른 맛. 같은 사람인데 전혀 다른 느낌. 같은 사람인데 전혀 다른 마음. - 박영신의《옹달샘에 던져보는 작은 질문들》중에서 - *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아?' 같은 사람인데 어느 순간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변한 것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미처 몰랐거나 변덕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변합니다. 느낌도 변합니다. 그러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음'..

고도원 편지 2021.08.19

아! 아버지

아! 아버지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아! 아버지. 순례길에서 다들 한 번은 눈물을 흘린다는데, 내가 그럴 줄은 몰랐다. 옹이 없는 나무 없듯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애써 외면했던 아버지를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다니, 정말 그럴 줄 몰랐다. 아버지에게 용서를 빌지는 않았다. 그러나 화해는 한 것 같았다. 뜨거운 눈물이 그랬다. - 김인식의《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중에서 - *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가 없는 사람 매우 드뭅니다. 대못처럼 너무 깊이 박힌 상처 때문에 참으로 어려운 것이 아버지와의 화해입니다. 수년 전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에 동행했던 60대 한 여성도 "돌아가신 아버지와 40년 만에 화해했다"라며 오열했습니다. 저도 순례길을 걷다가 사춘기 때 맺..

고도원 편지 2021.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