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꾸러미 김철이 비안네 공사판에서 사고로 노동력을 잃으신 아버지를 대신해 국화빵을 구워 파는 어머니 옆에서 뻥튀기를 팔던 한 고등학생이 독립을 선언하고 극장 앞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늦여름 밤이었다. 이날은 온종일 비가 구질구질하게 내려 장사가 잘되질 않았다. 밖에선 궂은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마지막 회를 관람하고 극장 밖으로 몰려나오는 사람들에게 한 가닥 희망을 걸고 극장 입구를 바라보고 있을 때, 자동차 한 대가 후진하다 그만 학생의 손수레를 받아버렸다. 갖가지 과일들이 땅바닥으로 우르르 쏟아졌고 수박은 박살이 나버렸다. 굴러다니는 과일을 줍기 위해 땅바닥을 엉금썰썰 기고 있던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