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1076

놀라운 기하급수적 변화

놀라운 기하급수적 변화 예를 들어 한 걸음에 1미터씩 걸어서 30발자국을 간다면 30미터를 갈 수 있다. 이것이 산술급수적 변화다. 그런데 만일 기계의 도움을 얻어 첫걸음에는 1미터, 두 번째 걸음에는 2미터, 세 번째는 4미터, 이렇게 2배씩 30발자국을 간다면 얼마나 걷게 될까? 불과 29번째 발걸음에 달에 도착하게 되고, 30번째 발걸음이면 다시 지구로 돌아오고도 남게 된다. 기하급수적 변화는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 이광호의《아이에게 동사형 꿈을 꾸게 하라》중에서 - *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놀라운 기하급수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작은 칩 하나에 우주가 담기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열심히 걸으면서 일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아무리 ..

고도원 편지 2020.09.03

사는 게 힘들죠?

사는 게 힘들죠? 안 그래도 아픈데 이게 다 네가 더 노력하지 않아서 아픈 거고, 안 그래도 힘든데 네가 더 노력하지 않아서 힘든 거란, 그 말이 주는 무력감, 자괴감, 그리고 상처를 안다. 그래서 나는 희귀병 진단을 받고 기뻤고,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어 이 긴 글을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사는 게 참, 힘들죠? 하지만 당신 잘못이 아니예요. - 강세형의《희한한 위로》중에서 - * 희귀병 환자가 겪는 고통을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고통 속에 사는 바로 그 희귀병 환자가 그저 '사는 게 힘든' 사람에게 위로를 보내고 있습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저마다 느끼는 무력감, 자괴감, 상처를 알게 된 것만도 기쁜 일이고, '당신 잘못이 아니다'고 말하는 '희한한 위로'에서 ..

고도원 편지 2020.09.02

가볍고 무른 오동나무

가볍고 무른 오동나무 거듭 이야기하지만 무거우면 좋은 나무이고 가벼우면 나쁜 나무인 것이 아니다. 가볍고 물러서 싼 것도 아니다. 무른 오동나무는 악기의 울림통을 만들기에 적절하고, 장을 짤 때 서랍 재료로도 요긴하다. 서랍은 힘을 받지 않는 부분이어서 오동나무를 썼다. 약한 나무가 반드시 필요한 곳이 있다. 서랍에 소나무를 쓰면 뒤틀려 수월하게 여닫지 못할 것이고, 단단한 참나무는 겨울철 온돌방에서 갈라진다. - 김민식의《나무의 시간》중에서 - * 옹달샘에도 카페 옆에 오동나무 한 그루가 멋들어지게 서 있습니다. 해마다 몰라보게 쑥쑥 자라 어느덧 거목의 자태를 보입니다. 빨리 자라는 만큼 가볍고 무릅니다. 바로 그 오동나무가 고급 장롱의 목재로 쓰입니다. 도중에 뒤틀리거나 갈라지지 않고 오래갑니다. 빨..

고도원 편지 2020.09.01

오래 볼수록 더 반짝이는 별

오래 볼수록 더 반짝이는 별 세상에는 오래 볼수록 더 반짝이는 것들이 있다. 밤하늘의 별처럼, 누군가를 향한 사랑처럼. 별을 만나려면 얼마 동안 눈을 감고 시간을 세어야 한다. 기다림은 때로 지루하고 두렵다. 그러나 언젠가 기다림 건너편에서 소중하게 반짝이는 무언가를, 우리는 결국 만나고야 말 것이다. - 조승현의《고작 혜성 같은 걱정입니다》중에서 - * 오래되면 변질되기 쉽습니다. 색이 바래고 좋았던 것도 싫어집니다. 사랑도 권태와 증오로 바뀌기도 합니다. 그러나 '명품'은 오래될수록 빛이 납니다. 늘 새것처럼 보입니다. 사람도 명품이 있습니다. 오래 볼수록 별처럼 더 반짝이고, 오래 볼수록 늘 새롭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8.31

지금 이 순간을 미워하면서도

지금 이 순간을 미워하면서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팔아먹은 적 있다 뱀의 혓바닥으로 세상을 향해 날름거린 적 있다 지금 그 순간을 미워하면서도 찢어버리진 못한다 찢어버린다면 온전한 인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 방우달의《절》중에서 - *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을 덮거나 바꿀 수도 없습니다. 있었던 그대로 직시하여 평가하고 반성하고 사과하고 용서를 받을 수는 있습니다. 개인이나 나라도 똑같습니다. 평가도 시대 상황에 따라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지난 잘못을 반복하지 않아야 합니다. 좋은 것은 계승 발전시키는데 방점을 찍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개인과 공동체를 발전시킵니다. 지난 인생, 역사는 삭제할 수 없습니다.

고도원 편지 2020.08.29

꼭 필요한 세 가지 용기

꼭 필요한 세 가지 용기 성숙해지려면 세 가지 용기가 필요해요. 거절 당할 용기. 상처를 받아들일 용기. 남의 장점을 볼 용기. - 쉬하오이의《애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중에서 - * 용기. 세 가지도 필요없습니다. 어느 한 가지만 단단히 가져도 됩니다. 그 다음 다른 용기는 저절로 뒤따라옵니다. 용기가 용기를 낳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8.28

역량껏, 충분히, 열심히 살아도...

역량껏, 충분히, 열심히 살아도... 오롯이 내 잘못만은 아니라는 데에서 오는 위안. 어쩌면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역량껏,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삶이 아무렇게나 돼도 상관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픈 게 좋은 사람, 힘든 게 좋은 사람이 정말 있긴 할까. 이미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 서로에게 '노력'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이 얼마나 가혹하고 무의미한 일인지, 이제는 나도 좀 알 것 같다. - 강세형의《희한한 위로》중에서 - * 역량껏, 충분히, 열심히 살아도 불청객처럼 다가오는 고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재앙도 해일처럼 다가옵니다. 노력해도 빛이 나지 않고, 열심히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죄가 됩니다. 조용히 혼자 머무는 '집콕'이 가장 ..

고도원 편지 2020.08.27

삶을 신성하게 만드는 방법

삶을 신성하게 만드는 방법 지혜란 좋은 이야기를 선별해내는 능력이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의미 가득한 삶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현재의 모든 순간은 지난 수십 년간 쌓인 사건들과 서로 상호작용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으로 자신을 이끌어준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삶을 신성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야기는 삶을 깨끗하게 정화한다. - 메리 파이퍼의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중에서 - * 이야기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기분 좋은 이야기, 기분 나쁜 이야기, 별별 이야기가 다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가 많아야 사회가 정화됩니다.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많아야 여러 사람의 삶이 신성해집니다. 좋은 이야기를 선별하는 능력도 소중하지만,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주인공이 ..

고도원 편지 2020.08.26

시간이라는 약

시간이라는 약 시간은 관점의 훌륭한 스승이다. 현실에 충실하고 주어진 경험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우리는 시간이라는 약으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인간은 끝없이 실수를 저지르며, 그 결과로 인해 고통 받을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인생의 여정을 걸어오는 동안, 우리는 인간에게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끊임없는 위기와 성장의 순환주기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 메리 파이퍼의《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중에서 - * 지금 이 시간, 현실의 시간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고통도 있고 병도 걸리고 실수와 실패도 맛봅니다.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 경험을 돌아보면 그 안에 답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시간이라는 약으로 기적처럼 극복해..

고도원 편지 2020.08.25

'나는 가운데에서 왔습니다'

'나는 가운데에서 왔습니다' 1966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평화의 행진에서, 한 기자가 나에게 "당신은 북베트남에서 왔나요, 남베트남에서 왔나요?"라고 물었습니다. 내가 북에서 왔다고 하면 그는 내가 친공산주의자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남에서 왔다고 하면 내가 친미주의자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가운데에서 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가 자신의 개념을 내려놓고, 자신 앞에 놓여 있는 현실과 만나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이것은 선(禪)의 언어입니다. - 틱낫한의《틱낫한 불교》중에서 - * 잘 알려진 대로 틱낫한은 고국으로부터 추방당했습니다. 세계에서 존경받는 고매한 승려도 이쪽저쪽으로부터 배척받아 자기 나라에서조차 설 땅을 잃었던 것입니다. '가운데에서 왔다'라는 말은 '평화지대'에서 ..

고도원 편지 2020.08.24

내면의 에너지 장

내면의 에너지 장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습관을 들이세요. 지금 이 순간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당신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겁니다. 그러나 분석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저 바라보세요. 내면에 집중하세요. 감정의 에너지를 느껴야 합니다. 만약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내면의 에너지 장에 더 깊이 집중합니다. 그것이 존재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 에크하르트 톨레의《이 순간의 나》중에서 - * 사람은 밖에서 에너지를 얻고 살아갑니다. 먹는 밥, 마시는 물, 들이키는 공기, 모두 바깥에서 얻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안에서 받쳐주는 내면의 에너지가 충만해야 합니다. 그래야 감정의 기복이 적어지고 방향도 찾게 되고 존재로 들어가는 입구도 열립니다..

고도원 편지 2020.08.21

24시간 스트레스

24시간 스트레스 우리의 몸은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를 수용하도록 설계되었지만 그것은 짧은 시간 동안만 가능하다.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24시간 내내 정신없이 밀려드는 스트레스가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레이첼 켈리의《내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연습》중에서 - * 스트레스 피해 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도 때로는 삶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제가 있습니다. 오래 지속되지 않아야 합니다. 24시간 계속되면 위험합니다. 중간중간 풀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다음 더 큰 스트레스도 소화해 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8.20

소설 같은 이야기

소설 같은 이야기 때때로 일이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한지 서로 얘기하던 중,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소설이나 다름없는 이야기들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 생기는 결과임을 열심히 설명했다. 추상화된 이야기 자체는 아무 문제도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 헤매는 것이 문제를 만든다. 고통은 이들 추상화된 이야기에 푹 젖어 그것들이 실제가 아님을 잊을 때 온다. - 크리스 나이바우어의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중에서 - * 소설은 그림으로 치면 추상화와 같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종횡무진 붓을 놀립니다. 그러나 그 안에 질서가 있습니다. 현실에 상상이 더해지고 깃털보다 더 세밀한 묘사가 덧붙여집니다. '소설 같은 이야기'는 그래서 재미와 현실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아닙니다. 자기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 재미..

고도원 편지 2020.08.19

많은 것들과의 관계

많은 것들과의 관계 "아이의 창의성을 키우려면 뭘 가르쳐야 하죠? 추천할 만한 교육센터가 있나요?" 창의성은 절대로 아이에게 무언가를 주입하는 식의 교육으로 기를 수 없습니다. 오히려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창의성 계발을 저해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진정한' 창의성을 펼치면서 사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많은 것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 이화선의《지금 시작하는 생각 인문학》중에서 - * 창의성을 키우는 것. 앞으로 펼쳐질 미래 교육의 핵심입니다. 지금까지의 주입식, 암기식, 서열식 교육으로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많은 것들과 관계를 맺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다양한 경험, 다양한 사고, 다양한 만남 속에서 자발적인 동기 ..

고도원 편지 2020.08.18

이야기가 곁길로 샐 때

이야기가 곁길로 샐 때 기획 아이디어는 가끔 적군이 매설한 지뢰처럼 밟힌다.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곳에서 발원한다. 우리는 누군가와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가 이야기가 곁길로 새는 경험을 한다. 이로 인해 김이 빠지기도 하지만, 뜻밖의 세계가 열리기도 한다. "아니, 네? 뭐라고요?" 호기심을 더 품을 수도 있고, 무심하게 넘길 수도 있다. - 고경태의《굿바이, 편집장》중에서 - *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갑자기 곁길로 샐 때가 있습니다. 여행 중에 잠시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 부도 위기를 맞을 때가 있습니다. 좋은 관계가 삐끗 틀어질 때도 있습니다. 바로 그때가 기회입니다.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만남,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변곡점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