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1076

엄마를 잃고

엄마를 잃고 나 또한 6년 전에 엄마를 잃고 어두운 골짜기를 헤매다가 겨우 극복하고 맞은편 등성이로 올라섰다. 엄마의 죽음이 내가 의대에 진학한 최초의 이유였다. 엄마 같은 환자를 돕고 싶었고 엄마를 데려간 병에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 데이비드 파젠바움의《희망이 삶이 될 때》중에서 - * 엄마를 잃은 슬픔. 그 상실감은 겪어본 사람만이 압니다. 더구나 병으로 어머니를 잃으면 그 허망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 허망함이 선한 복수심으로 바뀌어 꿈이 되기도 합니다. 엄마의 병 때문에 의사가 되어, 엄마를 살리는 마음으로 환자를 극진히 대하는 모습이 유난히 더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런 의사가 그립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9.23

기쁨과 치유의 눈물

기쁨과 치유의 눈물 세상에는 지금 이 순간을 누릴 수 있는 단순한 즐길 거리가 아주 많다. 혼자서 오래도록 산책을 하거나 친구들과 힘차게 하이킹을 할 때 나는 새삼 감사하는 마음을 느낀다. 독서는 신성한 만족감을 준다. 석양을 바라보면서 또는 샤워를 할 때 얼굴에 닿는 물줄기를 느끼면서 우리는 누구나 자신을 평온하게 가라앉히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 오프라 윈프리의《위즈덤》중에서 - * '고생을 사서 하라', '고생을 즐기라'고 말합니다. 등산, 운동, 독서, 여행... 모두 고생을 사서 즐기는 일들입니다. 그 과정에서 심신의 건강과 성장을 덤으로 얻게 됩니다.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샤워를 하고 피부에 닿는 물줄기를 느끼고 즐기는 일은 '고생'도 아닙니다. 아주 사소한 일상일 뿐인데 그 일상을 즐기는 순..

고도원 편지 2020.09.22

누구나 숨을 쉰다

누구나 숨을 쉰다 명상을 하면 더욱 의식적이고 매 순간에 몰입하는 삶을 살아나갈 수 있다. 내가 말하는 의식적인 삶이란 현재 벌어지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명상'이란 단어를 '호흡'으로 바꾸자 수행이 그리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고 변화가 찾아왔다. 누구나 숨을 쉰다. 누구나 명상을 한다. - 레이첼 켈리의《내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연습》중에서 - * 명상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도사 되고 철학가 되는 것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명상은 생활입니다. 호흡이 그 시작입니다. 그냥저냥 하는 보통 호흡이 아니고 의식적으로 하는 집중 호흡입니다. 길고 깊고 고요하게. 산 사람이면 누구나 숨을 쉬듯, 우리 모두는 누구나 명상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많..

고도원 편지 2020.09.21

좋은 관상

좋은 관상 관상은 자신의 내면이 얼굴로 투영된 것이다. 잘생기고 못생긴 것은 부모 덕분이지만 관상의 좋고 나쁨, 맑음과 탁함, 귀함과 천함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돌아보고 수양하며 기도하는 삶을 살아가야 맑고 귀한 좋은 관상을 얻을 수 있다. - 김동완의《사주명리 인문학》중에서 - * 저도 몇 개월만 있으면 마흔이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거울을 보면 자꾸 제 나이를 의식하게 됩니다. 좋은 인상의 얼굴을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곤 합니다. 좋은 마음으로 내면뿐만이 아닌 외면까지도 더 아름다워지기를 조용히 바래봅니다.

고도원 편지 2020.09.19

가만히 안아줍니다

가만히 안아줍니다 가만히 있어도 쏟아집니다. 가만히 있어도 불어옵니다. 가만히 있어도 파도가 속삭여줍니다. 가만히 있어도 따스해집니다. 그렇게 가만히 있어도 가만히 안아줍니다. - 백상현의《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중에서 - * 휴식이 필요합니다. 위로와 치유가 절실합니다. 큰소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요란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가만히 안아주면 됩니다.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9.18

번아웃 전조

번아웃 전조 무너지기 전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다. 번아웃과 그에 이은 우울증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나는 그 조기 경보시스템의 외침을 들을 수 없었거나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마음이 느낀 것을 머리로는 인식하려 하지 않았다. -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의《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중에서 - * 자동차도 기름이 바닥나면 깜박깜박 빨간 불로 신호를 보냅니다. 이 경보 시스템을 무시하고 계속 달리면 기름이 완전히 떨어져 번 아웃을 당하고 맙니다. 우리의 몸도 전조가 있습니다. 피로감, 소화불량, 불면증... 마음도 신호를 보냅니다. 낙심, 우울, 짜증, 울화... 그 전조 현상을 그냥 지나치면 번 아웃! 강제 멈춤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9.17

우울증도 말을 한다

우울증도 말을 한다 내게는 우울증이 일종의 '블랙박스'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몸 둘 바를 몰랐고 심한 부담감을 느꼈으며 우울증에 저항하고픈, 우울증을 무시하거나 억압하고픈 충동이 강했다. 그러나 다정하게 우울증에게 문을 열어주기 시작한 순간 비로소 나는 우울증을 집 안으로 들여서 우울증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의《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중에서 - * 우울증도 말을 합니다. 핏대를 세워 고함을 치기도 하고, 화를 내 화산처럼 폭발하기도 하고, 천 길 절벽으로 떨어지면 외마디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모두 내가 내 안에서 내는 소리들입니다. 마음의 귀를 열어 그 소리들을 받아들일 때, 그 소리의 신호가 무엇인지 알아차릴 때. 우울증은 조금..

고도원 편지 2020.09.16

산림욕 하기 좋은 시간

산림욕 하기 좋은 시간 산림욕 하기에 좋은 시간은? 피톤치드 발산량은 기온과 관계 있는데,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가 가장 많다. 그러나 이때는 기온이 높기 때문에 몸에서 땀이 많이 나고 쉽게 피로해진다. 따라서 우리가 가장 쾌적하게 느끼고 비교적 피톤치드 발산량도 많은 오전 10시경이나 오후 2시경이 산책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 신원섭의《숲으로 떠나는 건강여행》중에서 - * 산림욕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 산림욕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산림욕이 가장 필요한 시기입니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산으로 가면 삽니다. 숲길 산책만으로도 마음이 가라앉고 면역력이 높아집니다. 피톤치드로 무궁무진한 치유의 기운을 얻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

고도원 편지 2020.09.14

그래도 네가 좋다

그래도 네가 좋다 나는 네가 웃을 때가 좋다. 나는 네가 말을 할 때가 좋다. 나는 네가 말을 하지 않아도 좋다. 뾰로통한 네 얼굴, 무덤덤한 표정, 때로는 매정한 말씨, 그래도 좋다. - 나태주의《꽃을 보듯 너를 본다》중에서 - * '사랑'은 모든 것을 넘어섭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견딜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그래서 특별합니다. 어떤 일이 생겨도 그저 좋기만 합니다. 함께 견딜 수 있고, 함께 넘어설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언제까지나 영원히 내 옆에 있어주길 바래봅니다.

고도원 편지 2020.09.12

아내의 비밀 서랍

아내의 비밀 서랍 늘 함께 있고, 모든 것을 함께한다고 해서 반드시 많은 것을 공유하는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알고 있다. 남편과 나는 결혼 전에 아주 오랜 기간 서로를 알아왔다. 함께 하는 것과 별개로, 각자만의 비밀 서랍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곳을 열어서 꺼내 보일 수 있는 보물 같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참 소중하다. 이 사실만으로 지금까지 우리는 서로의 은하수 안에서 별로 빛날 수 있었다. - 주형원의《사하라를 걷다》 중에서 - *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비밀 서랍이 있습니다. 그 누구로부터도, 배우자는 물론 신으로부터도 결코 간섭받고 싶지 않은 자기만의 비밀 공간입니다. 무언가를 숨기고자 해서 갖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절대적 표징입니다. 서로 스스로 열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고도원 편지 2020.09.11

소리가 화를 낼 때, 소리가 사랑을 할 때

소리가 화를 낼 때, 소리가 사랑을 할 때 스승이 말한다. '바람이 온다. 소리에 집중하라. 저 소리의 감정과 변화를 느껴라. 소리가 화를 낼 때, 소리가 사랑할 때, 그 소리의 모든 변화를 감지해라. 바람이 우리 얼굴을 핥고 지나갈 때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봄이건 가을이건 바람이 불면 가던 길을 멈추고 서야 한다.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의 일정한 리듬을 느껴야 한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바라보아야 한다. 나뭇잎이 들려주는 소리와 냄새를 알아차려야 한다.' - 심혁주의《소리와 그 소리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중에서 - * 소리를 들으면 압니다. 바람이 부는지, 비가 내리는지. 화가 나 싸우는지, 사랑을 속삭이는지. 나뭇잎이 세게 흔들리면 바람소리가 달라집니다. 마음이 출렁이면 속삭이는 소리가 달라집니..

고도원 편지 2020.09.10

춤과 요가, 그리고 명상

춤과 요가, 그리고 명상 춤과 요가, 그리고 명상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효과적입니다. 그것은 몸의 움직임을 자각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에 몸을 자각하고 좋은 움직임이 만들어지면 이는 정신적인 변화로 이어집니다. 대체로 이러한 움직임은 땀을 흠뻑 흘리게 하는 고강도 운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심박수와 호흡이 비교적 안정된 저강도 운동입니다. 이러한 운동은 몸 수련이자 동시에 마음 수련이 됩니다.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 문요한의《이제 몸을 챙깁니다》중에서 - * 몸을 챙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닙니다. 마음을 챙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것도 아닙니다. 몸과 마음을 함께 챙겨야 합니다. 몸과 마음을 함께 챙기는 것이 춤이고, 요가이고, 명상입니다. 몸을 통..

고도원 편지 2020.09.09

길을 잃어도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길을 잃어도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낯선 아침, 언제나 새로운 길이 펼쳐졌습니다. 들숨이 막히고 날숨은 술술 샜습니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흐린 의식인지, 몽롱한 눈을 비비고 바라보는 풍경은 따뜻한 지열을 품은 어머니입니다.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길이지만 문득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길을 잃어도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 백상현의《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중에서 - * 지금 우리는, 그야말로 끝이 언제인지 모르는 길을 가고 있습니다. 매일 새 날 새 아침을 맞는데, 안개인지 구름인지 앞길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절망하지 않고, 기운 잃지 않고,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는 것은 어머니와도 같은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있음으로 길이 보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9.07

향기와 악취

향기와 악취 향기 있는 사람이란 만나면 반갑고, 만나지 못하면 보고 싶고, 만날수록 정이 드는 사람이다. 금방 싫증이 나는 사람은 악취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다. 악취는 자신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臭)에게 붙어 다닌다. - 방우달의《누워서 인생을 보다》중에서 - * 향기 나는 사람과 악취나는 사람이 따로 있을까요? 그것은 코로 맡을 수 있는 냄새가 아닙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습니다. 겸손한 언행,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씨는 좋은 향기의 원천입니다. 사람의 향기와 악취는 선천적이 아닙니다. 마음을 수양하는 일, 자신의 선택입니다.

고도원 편지 2020.09.05

눈을 감아야 별이 보인다

눈을 감아야 별이 보인다 별을 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은 개울에 떼를 지어 움직이는 송사리를 발견하려면 한동안 물속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처럼, 얼마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눈을 뜨고 별을 찾기 전에 눈을 감아야 한다. 별이 한두 개밖에 보이지 않더라도, 가만히 기다리며 별빛에 집중하면 어느 순간 주변의 별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 조승현의《고작 혜성 같은 걱정입니다》중에서 - * 별 보기도 기술입니다. 시간이 필요하고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눈을 뜨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눈을 감고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그 사이 마치 별이 태어나기라도 한 듯 안 보이던 별이 선명히 보이고 저 멀리 떨어진 별이 눈앞으로 바짝 다가옵니다. 사랑과 믿음도 별과 같습니다. 조용히 눈을 감는 시간, 기다림의 시간이 ..

고도원 편지 2020.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