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 첫눈 ○ // 松竹/김철이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밤에 돌담위 사각거리는 잔바람 노략질에 가만히 실눈을 뜬다. 아직 제자리 찾지 못한 귀뚜리 소리인가… 잠 덜 깬 귀를 기우려 청각을 바삭 곤두세우니 세계는 금세 고요 속으로 빠져든다. 의심 많은 인간인지라 혹여 염치없는 옛임 .. 松竹일반시 2007.11.23
숨어 우는 바람소리 ~ 섬진강 기차 풍경 클릭해세요 ~ ○ 숨어 우는 바람소리 ○ 松竹/김철이 정녕 이 좋은 시절에 마음 하나 둘 곳 없어 섬진강 철로 위 철마를 따라 허공에 사라진다. 인생사 인연들 벗을 삼아 놀다 보니 숨은 회한이 너무 많아 가슴이 저리는데 옛벗이 그리워 풀밭의 원혼이 된다. 갈 곳마저 잃었는지 걸.. 松竹일반시 2007.11.20
어느 해 겨울의 길목에서 ♠ 어느 해 겨울의 길목에서 ♠ 松竹/김철이 무심코 돌아본 생의 발자취 낙엽이 외롭게 우는 가슴 시린 계절의 길목에서 다시 한 번 외롭다. 순탄하지 못했던 삶이라 시절의 변화를 먼저 접하였으니 목적지 모르는 자동차 질주를 바라보며 나 역시 저렇게 달렸거니 회상한다. 가로등 불빛은 휘영청 주.. 松竹일반시 2007.11.09
벽 (0) (0) ◆ 벽 / 松竹/김철이◇ 한 번 살다 한 번 죽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벌거숭이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세상 원리인 것을 어떤 놈 호의 호식 하고 어떤 놈 굶기를 밥 먹듯 하더라 마음이란 열쇠로 온 세상 두루 휘 열어보니 걸식하는 이도 많고 돌멩이처럼 거리에 잠자는 이도 많으니 등따습고 배.. 松竹일반시 2007.11.08
물 ⊙ 물 ⊙ ♧ 松竹/김철이 ♧ 이 땅의 존재 이후 미약한 생을 한데 모아 심산유곡(深山幽谷) 돌고 돌아 이 천 년 멍든 가슴, 심히 슬어 내린다. 어느 하늘아래 피려는가… 눈에 띄지 않는 외줄을 타고 태산준령(泰山峻嶺) 숨어들어 도 닦는 도인이 되어 한 생의 공을 닦는다. 세상은 날로 변하건만 늘 한결.. 松竹일반시 2007.09.17
계절의 유산 ♥ 계절의 유산 ♥ ♤ 松竹/김철이 ♤ 비는 손도 없이 빌어온 소망이련가… 몇 달 며칠을 빈 가슴으로 살아온 봄 뜰에 어느 곳에 놀다 온 마파람 몇 점 둥지를 트니 금세 황새렝이 사무치는 그리움이 핀다. 팬도 종이도 없는 메모장 위에 한 줄 메모를 하듯 시절은 삼복을 향해 숨차게 달려가고 대지의 .. 松竹일반시 2007.08.14
민들레 홀씨 ♧ 민들레 홀씨 ♧ ♠ 松竹/김철이 ♠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련가… 표정도 없을 신랑 각시 연을 맺어 보따리 하나 옆구리 끼고 한 마디 불평 없이 구름 따라 흐른다. 오라는 이 많아도 머물 곳 없어라 한 포기 부평초라도 된 양 가질 것 많은 세상사 내 것 하나 없으니 욕심 없는 김삿갓 걸음이 되어 바.. 松竹일반시 2007.08.03
소나기 ♧ 소나기 ♧ ♠ 松竹/김철이 ♠ 여러 해 살고픈 화려한 금어초 욕망은 온 유월 더운 대지위 크게 열리는데 어미 젖가슴 파고드는 송아지된 양 울음소리도 거창하게 뽀얀 흙먼지 헤집어 파고든다. 초록은 동색이라 무심히 흘러가는 기적소리는 숨이 찬 열차보다 앞서 가니 까만 덧니로 웃는 해바라기 .. 松竹일반시 2007.08.01
칠월의 축복 ♡ 칠월의 축복 ♡ ♠ 松竹/김철이 ♠ 이 땅에서 묶인 죄 저 하늘에서 결코 풀 수 없다던데 무슨 죄 그리 많아 어느 민족 호의호식 배불러 아우성일적에 어느 민족 배곯아 허 리굽어 이 땅에 엎드려 통곡을 한다. 세상 한 켠에 사는 이들 죄라면 누구에 못지않게 많건만 불이 나도록 두 손 비벼 하늘 주.. 松竹일반시 2007.07.01
어항 속 붕어 한 마리 ♧ 어항 속 붕어 한 마리 ♧ - 松竹/김철이 - 금자동아! 은자 동아! 그 옛날 귀한 왕족도 귀족도 아니련만 온갖 화려한 치장 다 해주어도 작은 마음 둘 곳 없단다. 진종일 쉴 틈 없이 두루 다녀도 쌓이는 건 짙은 외로움 흐르는 건 고향 잃은 슬픈 눈물이란다. 온 세상 한입에 삼킬 성난 파도 밀려왔다 밀.. 松竹일반시 2007.06.26
봄강 ▼ 봄강 ▼ - 松竹 /김철이 - 대풍이 내린 온 마당 오곡백과 산제기 가득 담아놓고 풍각쟁이 귀뚜라미 퉁수 소리도 곱게 신랑 각시 혼례 올린 지 엊그제 같건만 높새바람 길게 불어 한번 안겨보지 못한 가을 신랑 금세 데려가니 혼절하는 겨울 각시 긴 한숨은 한 시절 내 눈물로 내리다가 강남 땅 두루 .. 松竹일반시 2007.06.18
폐가 ▲ 폐가 ▼ - 松竹 / 김철이 - 한겨울 나무하던 삼돌이 손시려 손 녹이던 아랫목 언저리에 큰 행복으로 쉬며 먼 훗날 닥쳐올 삶도 몰랐는데 오늘은 임자 잃은 온돌방 언저리 나뭇잎 굴러 쉬더라. 그 옛날 삼순이 시집갈 생들을 미리 수놓아 손거울 유리에 비추어 보고 풋풋한 봄 향기 대청마루 걸터앉아 .. 松竹일반시 2007.06.13
첫 시집 『꾼』 출판기념식에 초대합니다 > 출판기념식이 아래와 같이 있으니 바쁘시더라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찾아 오시는 길(클릭) http://phone.empas.com/search/tel_detail.php?disptel=051-526-4210 松竹 발자취 2007.05.26
입으로 세상을 지어내는 시인 30년만에 공식 등단 장애인 시인 김철이씨 입으로 콕콕…시린 詩를 새긴다 뇌성마비 1급, 스틱 입에 물고 자판 두드려 詩作 활동 인터넷 카페서 만난 아내 詩로 사로잡아 3년전 결혼 새해를 맞은 장애 시인의 두칸 전세방에 시(詩)의 축복이 소리없이 내려와 앉았다. "세상은 공평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松竹 발자취 2007.01.23
겨울애상 ♥ 겨울 애상 ♥ - 松竹 / 김철이 - 흰 눈 내려 고운 날 털옷 입은 부엉이 쉰 목소리 곱게 다듬어 걸맞지 않은 낮의 애창가를 불러 되지만 때 잃어 고향 찾지 못한 철새는 눈물이 나도록 새하얀 눈 위에 시린 발자국을 새긴다. 부평초처럼 덧없이 흘러가 버린 세월에 대한 그리움인가… 이미 황갈색으로 .. 松竹일반시 2007.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