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봄강

松竹/김철이 2007. 6. 18. 19:51

▼ 봄강 ▼ - 松竹 /김철이 - 대풍이 내린 온 마당 오곡백과 산제기 가득 담아놓고 풍각쟁이 귀뚜라미 퉁수 소리도 곱게 신랑 각시 혼례 올린 지 엊그제 같건만 높새바람 길게 불어 한번 안겨보지 못한 가을 신랑 금세 데려가니 혼절하는 겨울 각시 긴 한숨은 한 시절 내 눈물로 내리다가 강남 땅 두루 날아 고향 찾은 연미복 신사 물고 온 햇봄의 꽃 씨앗 만개할 쯤 겨울 각시 호된 시집살이 곱게 풀려 참된 자유라도 얻은 듯이 꽁꽁 동여 맺던 허리띠 풀어 젖히고 외박이라도 할 심사인지 마냥 흘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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