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하나 (2) ♤ 까치밥 하나 ♤ 松竹 / 김철이 봄은 오질 않고 아직 손은 시린데 마파람 급히 달려와 옷 벗은 고목에 한 톨 꿈을 심는다. 그 꿈 열매 작은 품속에 큰 희망 담았으니 먼 훗날 찾는 이 그리움이 되길 빌며 셋바람 그네를 탄다. 무엇에 향한 절규인가 입었던 옷 다 벗어버리고 희생하는 이 가슴이 되어 갈.. 松竹일반시 2008.01.09
희망 ○ 희망 ○ 松竹/김철이 만백성 소망(所望)하던 임금도 뽑았으니 동창에 밝아올 새해에 마음을 모아 본다. 온 백성 심정 다 같기에 대궐 안 안주(安住) 말고 백성들 소리 귀 기울여 제대로 된 나라 꼴 만들어 주길 빈다. 가슴속 욕망일랑 물러갈 2007년 꽁지에 쇠줄 묶어 딸려 보내고 제자리 초심(焦心)으.. 松竹일반시 2007.12.30
서해는 서럽다 ★ 서해는 서럽다 ★ 松竹/김철이 밥을 달랬나 옷을 달랬나 사시사철 주기만 하였건만 모정 같은 심장에 비수를 꽂는구나 가져올 것 없어 국적조차 분명치 않은 검정 악 새 들여와 생과 삶의 터전 위에 끝도 없을 꼬리를 풀어놓는구나 때로는 외로웠겠지만 두 개의 기둥으로 너른 바다 지켜오던 늘 푸.. 松竹일반시 2007.12.28
2007년을 영원히 ○ 2007년을 영원히 ○ / 松竹/김철이 한 번 만나 헤여짐이 세상 원리이라 영원한 이별이 코앞인데도 눈물조차 흘리지 못해 서럽다. 죽고 사는 인생도 아닌데 시한부 인생처럼 한순간 시간의 흐름에 정녕 아쉬운 심정 금할 길 없다. 그렇지 않아도 추운 시절이라 속 가슴 한없이 시린데 떠나갈 모습들, .. 松竹일반시 2007.12.28
뿌리 ♠ 12월을 보내며 ♠ 松竹/김철이 정녕 이별을 해야만 하나 아쉬운 심정에 흐르는 눈물조차 훔칠 수 없어 시린 손 곱게 흔들어 이별을 고한다. 마냥 울고 섰는 시절 나무 가여워 다시 오마는 약속을 해보지만 흰 눈은 서럽게 운다. 갈 길 잃은 바람도 몇 달 타향살이에 외로워 떨고 더 높이 올라만 가는 .. 松竹일반시 2007.12.27
트리 ♣ 트리 ♣ ♥ 松竹/김철이 ♥ 지난해 진정 이루지 못한 소망 아쉬움과 그리움을 갖가지 모양에 매단다. 다음해 정녕 이루고 싶은 소원 한 해의 끝자리에서 두 손 모으는 기원을 맺는다. 화려한 표정 위에 마무리할 지난날들을 곱게 꾸미고 가꾸어 오실 임을 기다린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양만 다를 .. 松竹일반시 2007.12.23
동지팥죽 ♣ 동지팥죽 ♣ 松竹/김철이 거친 불길 따라 춤추는 무희가 된 듯 장단도 없이 검붉은 춤을 춘다. 장작불 거센 성화에 못 이겨 흰 띠 가슴에 두른 채 뜨거운 가마솥 붉은 핏물로 메운다. 어머니 손길을 떠나 안방 아랫목 눌러앉아 대대손손 조상들 주홍빛 희생으로 대접한다.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松竹일반시 2007.12.20
천 년을 빌려준다면 ♥ 천 년을 빌려준다면 ♥ ♠ 松竹/김철이 ♠ 인생사 반백 년 하늘 주신 인연으로 생전에 못다 한 효심 저 세상에 풀어놓으리 한 번 왔다 가는 길에 지지 않을 꽃송이 심어놓고 다 못 춘 춤을 원 없이 추어보리 비록, 짧은 생이라 아쉽기가 그지없지만 진정 품에 안은 이 위하여 천 년을 다 사모하리 신.. 松竹일반시 2007.12.20
낮에 나온 반달 ☆ 낮에 나온 반달 ☆ 松竹 / 김철이 고향이 북극일까 남극일까… 밤새 추운 한파가 몰고 온 겨울 찬바람은 온 세상을 얼어붙게 하고 거센 추위에 지레 겁을 먹었는지 하늘은 더욱 세 파랗게 질린다. 거리에 오가는 행인들 두꺼운 코트 속으로 바람은 쉴 새 없이 저며 들고 이미 혹한에 익숙해 버린 사.. 松竹일반시 2007.12.12
황포돛대(3) ♧ 황포돛대 ♧ 松竹 / 김철이 깊은 물의 역사 헤아릴 길 없으나 물에 삶터 심어 사는 해녀들 입가로 내뱉는 한숨의 뜻 헤아리기에 진홍빛 물감 물 위에 들인다. 무심한 바람은 노도를 쉼 없이 몰고 오지만, 아랑곳 없는 황포돛대 느긋한 물질을 한다. 한 시절, 한 민족의 발이 되어주었던 그 모습 찾을 .. 松竹일반시 2007.12.09
황포돛대(2) ♧ 황포돛대 ♧ 松竹 / 김철이 하루의 첫 햇살 붉은 깃 폭에 달아 고향도 잊은 채 떠도는 철새떼 벗을 삼아 외로운 사연 물 위에 적는다. 갈 길도 모를 행로 어디로 정할지 정녕 알 길 없지만, 순풍에 돛을 단다. 심히 해풍이 구슬퍼 눈물조차 보일 수 없는 뱃사공 어지고 말 허공에 속 울음을 울고 바람.. 松竹일반시 2007.12.08
황포돛대(1) ♤ 황포돛대 ♤ 松竹 / 김철이 어느 시절 어느 때부터인가 길이 멀어 못 오시는 우리 남군 고운 마음으로 실어다 주실 시골길의 착한 집배원 뽀오얀 물안개 피어날 적에 갈 길 멀어 못 가는 우리 언니 학교 길 다정한 벗이 되어주던 추억의 옛친구 군인 간 우리 오빠 소식 몰라 애태우시며 두 손 모아 기.. 松竹일반시 2007.12.06
겨울밤 ★ 겨울밤 ☆ 松竹/김철이 어디서 많이 듣던 음률인데 기억은 잘 나질 않으나 짓눈 개비 춤사위 곱게 나래 짓 하니 그제야 생각나는 겨울 소야곡 밤이 너무 길어 졸고 섰는 가로등 불빛 사이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얼어붙은 찹쌀떡 장수의 추운 목소리 동장군 심한 극성에 쫓기어 어디론지 달려만 가는 .. 松竹일반시 2007.11.29
여인 ◈ 여인 ◈ ♤ 松竹/김철이 ♤ 천륜이란 인연으로 부모님 피와 살을 타서 세상에 태어나 보니 볼 것 많고 할 것 많아 수련의 꽃말 같은 청순한 마음을 담는다. 두려움 많고 걱정도 많은 시기라 멀리 달아나고픈 심정인데 가슴 한 켠 애정의 불씨를 밝혀 또 다른 나를 품어 아몬드 진실한 사랑을 나눈다. .. 松竹일반시 2007.11.26
구름아 ○ 구름아 ○ 松竹/김철이 하늘의 깊은 뜻, 내 어이 헤아리겠느냐만 내 가는 곳 네 있고 네 가는 곳 내가 있으니 이 어찌 행복이라 하지 않으리 허공 위에 내뱉은 말은 걸어갈 발도 없이 천 리를 넘나드는데 네게 전한 말 품에 묻으니 내 어찌 널 참 벗이라 하지 않으리 이별의 술잔도 들지 못했건만, 벌.. 松竹일반시 2007.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