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2) (창작과 의식) 시골집 (2) - 松竹 / 김철이 - 앞마당 늘 푸르러 있기를 소망하던 잎새 하나 힘없는 낙엽되어 땅에 지던 날 흐느껴 울어 눈물 없을 철새는 조용히 속삭인다. 한 계절 편히 쉬다 피라고… 벌써부터 내년을 준비하는 뚜껑벌꽃은 짚더미 속 옆으로 누워 둥지를 틀고 외양간 누렁이 끝없는 되새김질은 어느새 .. 작품 발표작 2008.05.12
노을 (창작과 의식) 노을 - 松竹 / 김철이 - 몇 천 년 전의 해 묶은 화신이련가… 대낮 살빛을 닮은 낮달, 몇 시간 후 일가를 준비하려 고운 단장을 하고 하루를 함께 놀던 햇살은 내일을 위한 작별을 한다. 연한 먹물빛 어둠은 날개도 없는 나래 짓을 하고 하루살이 생인가, 길게 낮잠 자던 한 송이 달맞이꽃 하루를 살려 다.. 작품 발표작 2008.05.11
부엉이 (창작과 의식) 부엉이 - 松竹 / 김철이 - 언제부터인가 한반도 터줏대감으로 살아온 밤의 불침범 깊은 밤의 사랑에 빠져 슬픈 울음을 울다 내어줄 것 없는 허상이 서러워 또 다른 밤의 매력을 찾는다. 까만 밤을 닮아 까만 눈 크게 뜨고 사는가 하룻밤의 숨은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밤눈 밝힐 깃털 위에 펜을 꽂아 밤의 .. 작품 발표작 2008.05.10
진흙탕 속에서 핀 장미/장편 (창작과 의식) 준호는 이제 인생 황혼길로 들어선 시점에서 아내의 도움으로 넓은 마당에 나와 앉아 뽀얀 아침안개를 너른 품에 안은다. 그저 묵묵히 시간 따라 흘러가는 대자연의 큰 사랑을 바라보며 그는 온갖 시련을 겪어 온 50년 인생을 잠시 돌이켜 본다. 준호의 고향은 충청도인데 세월의 흐름 따라 살다 보니 .. 작품 발표작 2008.05.09
눈의 애상 (솟대문학) 눈의 애상 - 松竹 / 김철이 - 어느 누가 먹다 남은 떡가루일까 세상 저편에 편히 쉬던 눈바람이 숨차게 달려와 순한 하늘 울려 놓더니 그만 모습도 차갑게 소리도 없이 눈물이 내린다. 먼 옛날 저 하늘 저 달 속에 떡방아 크게 찧던 토끼 두 마리 흘려놓은 떡가루도 아니련만 하늘 하나 가득 잘게 썰어놓.. 작품 발표작 2008.05.08
월간 한비문학 수필부문 "청포도" 신인문학상(2008년 5월호) 월간 한비문학 수필부문 신인문학상(2008년 5월호) ♧ 김철이/청포도(수필) ♧ 우리나라 사람들의 본성은 느긋하고 여유로운 것이 다른 민족들이 지 니지 못한 장점이자 단점이며 자랑이라 할 수 있다. 장점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예를 들어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크게 다쳤을 때 앞뒤 일도 생각할 겨를.. 松竹 발자취 2008.05.07
뚜껑별꽃 (솟대문학) 뚜껑별꽃 - 松竹 / 김철이 - 아직 춘삼월 꽃은 피지 않았건만 잔설 녹은 남도 들녘 언저리 겨우내 따슨 봄을 애잔하게 기다리다 볏짚 틈사이 뾰족히 고개 내밀며 먹거리 드문 초겨울 인생들 친숙한 벗이 된다. 아지랑이 고운 춤사위 언제나 피려나 여린 손가락 고이 꼽아 기다리다 지쳤는가 파란 손 마주.. 작품 발표작 2008.05.07
밤에 피는 꽃 (자유문예) 밤에 피는 꽃 松竹 / 김철이 물소리 까맣게 흐르는 밤 까만 별빛 곱게도 살라 먹고 무향의 꽃잎을 밤의 신께 고이 피워 바치는 어린 야화여 밤에 피다 지는 애꿎은 사연 서러워 모양도 없을 손을 모으는 애절한 절규가 밤의 뒷전으로 사라져 더욱 슬픈 밤의 꽃이여 찾는 이 없어 서러울지라도 고요한 밤.. 작품 발표작 2008.05.06
솔개 (자유문예) 솔개 - 松竹 / 김철이 - 너른 세상 볼 것 많아 오래 사는가 칠십 년을 하루같이 대자연을 베게 삼아 다가올 미래를 꿈꾸며 하루의 큰 눈을 감는다. 세상 모든 새들의 제왕이 되고 파서일까 죽은 자와 산 자의 영혼마저 노리며 가지 위 큰 집을 지어 또 다른 하루를 위해 창공 위 날개를 편다. 온 들판에 가.. 작품 발표작 2008.05.05
방울새 (월간 시사문단) 방울새 - 松竹 / 김철이 - 몸집은 작아도 사랑은 많아 부부 금실 하늘 찔러 땅 아래로 한 해 두 번 후세를 보는 작은 초롱이 황갈색 온몸 잽싸게 온 누리 주름잡는 텃새로 살면서 푸른 창공 넓게 비상하며 노란 띠 두르는 갈색 터잡이 매연과 황사가 텃세를 부리는 도시가 싫어 공기 좋고 물 맑은 시골 추.. 작품 발표작 2008.05.04
산장일기 <월간 시사문단> 산장일기 - 松竹 / 김철이 - 이름도 알 수 없는 잡벌레 시끄러운 소음에도 진한 매력을 느끼며 해맑은 밤 창공 고요히 점호하는 달에 대한 사랑으로 피고 지고 또 피는 달맞이꽃 뜨거운 열정 가슴에 새겨 지친 몸을 살포시 뉘어 본다. 왠지 생각 많은 밤인지라 쉬 잠들 수 없는 이 밤, 너무나 조용하여 두.. 작품 발표작 2008.05.03
수양버들 <월간 시사문단> 수양버들 - 松竹 / 김철이 - 넓디넓은 이 세상 외로울까 두려워 꽃눈 잎눈 함께 열어 키 큰 고목 모태 삼아 숫수술, 암수술 사랑의 결실을 맺어가는 사랑의 전도사 너른 세상 넓다 않고 아직 덜 풀린 춘삼월 대지 굳은 땅 흙 알갱이 젖줄 삼아 뿌리 손 야무지게 움켜쥐고 푸른 줄기 두레박 생명수 길어올.. 작품 발표작 2008.05.02
겨울밤 <자유문예> 겨울밤 - 松竹 / 김철이 - 소쩍새 슬피 울어 고독이 물드는 야밤에 옷 벗은 들녘은 가슴 시린 찬바람만 이는데 그 누가 급히 불러왔는가 눈곱조차 때지 못한 싸락눈 흰색 꼬리도 곱게 사각거린다. 몇 달 며칠째 옷 한 벌 입지 못하고 까만 밤 하얗게 지새우던 황갈색 잎새도 오금이 저린 듯 불어오는 실.. 작품 발표작 2008.05.01
수선화 <자유문예> 수선화 - 松竹 / 김철이 - 사랑에 목이 마른 탓일까… 습도 높은 대지 삶터 삼아 양파모양 둥근 모습 뿌리 손 깊게도 그 누구 하나 쉬 피려 하지 않는 동지섣달 슬하에 청하여 시집가려 노란 모습 흰 표정으로 필 겨울 선구자 잘난 제 모습에 사랑을 느껴 귀한 제 목숨을 저버린 어느 나라 어느 민족 한 젊.. 작품 발표작 2008.05.01
4월의 봄비(1) <월간 시사문단> 4월의 봄비(1) - 松竹 / 김철이 - 토닥토닥 낮잠 자는 어느 시인의 단잠을 깨우는 소리 하늘 계신 울 엄마 내 어릴 적 콧노래 흥얼대며 재워주시던 그 사랑의 손길인가…? 깜짝 놀라 눈을 뜬다. 벌써 반평생 살아버린 젊지 못한 육신은 일기예보인 냥 주절거리며 온 대지 스며드는 4월의 봄비처럼 등 데고 .. 작품 발표작 2008.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