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부엉이 (창작과 의식)

松竹/김철이 2008. 5. 10. 00:07
부엉이

                      - 松竹 / 김철이 -


언제부터인가 한반도 터줏대감으로 살아온 밤의 불침범
깊은 밤의 사랑에 빠져 슬픈 울음을 울다
내어줄 것 없는 허상이 서러워
또 다른 밤의 매력을 찾는다.

까만 밤을 닮아 까만 눈 크게 뜨고 사는가
하룻밤의 숨은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밤눈 밝힐 깃털 위에 펜을 꽂아
밤의 사연을 적어 나아간다.

밤바다를 밝히는 등대도 아니면서
큰 눈 부릅뜨고 까만 밤을 하얗게 지키다
동창에 살빛 낮, 달이 밝고 이슬빛 진주가 알알이 부서질 때
새는 밝은 대낮의 품속에 깊은 잠을 잔다.

밤에 숨은 사연 뒤로 하고
밤의 애찬가 지어 곡조도 곱게 밤 누리에 연주하다
종달새 작은 울음에 힘없이 밀려난 큰 새는
울음 한번 울지 못한 채 대낮 언저리 밀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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