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누룩 | 아버지

松竹/김철이 2024. 8. 3. 12:25

아버지

 

 

부모님께서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가정을 꾸리기 위 해 어린 저를 외할머니에게 맡겨두고는 고군분투하 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일곱 살이 될 때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지 못하고 할머니 아래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영유아기 때 부모님과 함께했던 추억이 거의 없습니 다. (특히 많이 바쁘셨던 아버지와의 추억 말입니다.) 어린 시절이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일지 모르지만 아버지와의 기억보다는 오히려 할머니 댁 근처에 사 시던 친척들과의 기억이 더 선명한 것 같습니다. 그리 고 이렇게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이 기억나지 않 는 것이 불운이라 생각하며 아버지를 참 많이 원망하 기도 했습니다. 유치원 때 부모참관 수업에 오지 못하 신 아버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주말이면 아버지와 공놀이를 즐기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투정 부렸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와의 추억이 없는 것을 불운이 라 생각하고 투정을 부리던 제가 어엿한 성인이 되어 아버지와 같은 업종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 직장생활 을 하면서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가정에 최선을 다하 셨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듣게 됩니다. 아들의 유치원 부모참관 수업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회 사에 출근하셔야만 했던 아버지, 주 6일 근무와 반복 되는 회식으로 체력이 쇠약해져 주말이면 아들과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꼬박 쉬어주어야만 하셨던 아버 지의 그 무거운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어떻

게 그 세월을 참고 버티고 희생하셨는지 존경스럽습 니다.

 

전통사회에서 아버지 역할의 가장 큰 부분은 가족 을 위한 ‘식량 조달’이었습니다. 가족의 기초 생계를 해결할 능력을 갖춰, 자식들을 굶기지 않고 헐벗지 않 게 하며, 지붕 아래에서 잠을 재우는 일이 아버지의 역할이었습니다. 모든 남성이 어른이 되어 다 아버지 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자식 돌봄의 의무를 기꺼이 지고, ‘아버지 노릇’을 하며, 자 식의 사회성과 도덕성에 방향과 지침을 주는 존재로 살겠다는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아버지 는 자식이 따라야 할 깃대이며, 이상적인 모델로 자녀 에게 영웅이 됩니다.

 

저 또한 머지않아 이러한 영웅이 되어 ‘아버지 노 릇’을 하고 싶습니다. 성가정을 이루어 주님과 가정을 위해 봉사하며, 예수님의 뜻을 살펴 실천함으로 그분 께 기쁨을 드리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봉사자는 한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고, 자녀들과 자기 집안을 잘 이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1티모 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