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大暑
松竹 김철이
장마 텃세 밀어낸 큰 더위
천지를 독차지한 채 위세를 드높이니
계곡마다 인생 꽃이 만개하고
강물마다 인파 더미 일렁였지
오락가락 장맛비 그치는 듯싶더니
한더위 온 누리 호령하듯
찜통더위 주야장천 부려갈 적에
풀 뜯는 염소 뿔 절로 녹더라
지루한 한여름 장맛비에
물은 흙으로 흐르고
흙은 물로 굳어갈 즘
풀은 곰삭아 반딧불로 핀다네
장마철 돌도 웃자란다더니
씨앗은 꽃으로 피고
꽃은 씨앗으로 굳어갈 적에
꽃대는 곰삭아 시절의 제물로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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