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시기는 죽음으로 생명을 피우는 시기다.”
김종서 미카엘 신부님 맹호(수도기계화보병사단) 성당 주임
제가 머무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에서는 매년 10월 4일 故 강재구 소령을 추모합니다. 1965년 10월 4일, 중대장직을 수행 중이던 강재구 소령(당시 대위)은 훈련 중 한 병사가 놓친 수류탄을 자신의 온몸으로 막아 산화했습니다. 그가 살신성인한 덕 에 목숨을 구한 사람은 약 100여 명 가까이 됩니 다. 평소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었던 강재구 소령의 군복 상의 주머니에서 성경이 발견되었는데, ‘친구 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 은 없다.’는 요한 복음 15장에 빨간 밑줄이 그어 져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강재구 소령은 자신의 목숨을 산화하면서까지 다른 장병들을 구함으로써 이 세상에서는 보잘것 없는 사람처럼 되었을지라도, 그로 인해 많은 이 들이 새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뒤바뀐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밀알 하나가 땅에 떨 어져 죽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말씀하 십니다. 우리를 위해 희생하실 당신의 모습을 미 리 예언하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그 생명은 교회라는 열매를 맺으며, 우리에게 구원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이제 우리가 하느 님 안에 머물도록 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서로 올라서고자 힘겨루기를 일삼는 세상의 자세를 버리고, 서로 행복하게 해주려고 섬기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자 행복임을 일깨워 주십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께 서 돌아가시면서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 복하세요.”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故 김수환 추기 경님께서 “감사합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말 씀하신 것처럼,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한 분들은 삶에 만족하고, 행복을 만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위해 자신을 바칠 줄 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합니다. 죽음에서 피어나는 생명을 만 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성사를 통하여 교 회에 생명을 주시는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이웃에게 생명을 전해줄 수 있어야 합 니다.
우리의 이웃을 위해 우리 자신을 내어줍시다. 특별히 우리 주변에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을 위해 그렇게 합시다. 우리 주변에 죽음이 아니라 생명 을 피워내는 삶을 삽시다. 그것이 하느님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참 구원의 길이 될 것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 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 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 해 주실 것이다.”(요한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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