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선 사도요한 신부님(중앙성당 주임)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만나면 고뇌와 절 망에 쌓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심지어 세상까지 외 면하려 합니다. 나약한 자신의 모습 안에서 자괴감에 쌓여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곤란을 겪기도 합니 다. 예수님께서도 이러한 극도의 상황에 처하자 인간 적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려주십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께 서는 아버지께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어 겪으시는 고 통을 이렇게 보여주십니다. “이제 제 마음이 산란합 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아버지, 이때를 벗 어나게 해 주십시오.’하고 말할까요? 그러나 저는 바 로 이때를 위하여 온 것입니다.”(요한 12,27)라는 말씀 을 통해 당신의 고뇌와 해결책을 분명하게 보여주십 니다. 극심한 고통을 회피하고 싶은 인간적인 모습에 머무르지만 당신의 십자가 죽음으로 이루어야 할 구 원의 길을 보여주기 위해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이때’를 놓치지 않고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습니다.
당신 자신을 내어놓음이 어떤 의미인지는 “밀알 하 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 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라는 말씀으로 설명합니다. 한 알의 밀알이 썩어 싹을 틔우고 자라나 많은 수확을 얻듯이 당신의 십자가상 죽음으로 인류가 얻게 되는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십니다.
물질만능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자신 에게 해가 되거나 상처가 되는 일은 조금도 하지 않으 려 합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을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희생과 섬김의 삶은 생 각조차 하지 않게 되지요.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섬김과 자신을 내어주심으로 세상을 구원하고자 오셨음을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섬기러 오신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는 기꺼이 다 른 이를 위한 우선적 선택으로 자신을 내어주고, 봉사 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웃과 더불 어 살아가며 그들의 어려움과 고통에 동참하는 삶이 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임을 보여주십니다. 당 신이 보여주신 섬김을 실천하고 타인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을 때 영원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알려줍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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