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꿀샘

전삼용 요셉 신부님 | 어둠이 내릴수록 별은 더 빛난다 |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2023 12 29

松竹/김철이 2023. 12. 29. 07:07

[어둠이 내릴수록 별은 더 빛난다]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3 12 29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WN7RN7PNTGw

 

 

 

2023년 다해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 어둠이 내릴수록 별은 더 빛난다 

‘숀 탠’이란 작가가 쓴 『빨간 나무』란 그림책이 있습니다. 그림책 안에 있는 대부분 그림은 우리 일상에서의 우울한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때로는 하루가 시작되어도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는 날이 있습니다.”
어떤 날은 안 좋은 일만 겹쳐서 일어나기도 합니다. 아무도 날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냥 나 자신이 세상이라는 거대한 기계 안에 사는 한 부속품처럼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나는 희망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그러나 내가 누구인지, 난 어디쯤 와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도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끝은 이렇습니다.
“하루를 시작한 것처럼 그렇게 또 하루가 끝나갑니다. 그러나 문득 바로 앞에 밝고 빛나는 모습으로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이 자기 방 안에 조용히 자라고 있었던 ‘빨간 단풍이 든 나무’입니다. 빨간 단풍은 내 기분을 즐겁게 해 줄 무엇입니다. 그토록 찾던 삶의 희망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그가 그린 모든 그림 안에 그 빨간 단풍잎을 숨은그림처럼 하나씩 그려놓았다는 것입니다. 신경 써서 찾아보지 않으면 거의 누구도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소녀는 희망을 찾으려 했지만, 항상 자신 곁에 있었던 희망은 볼 눈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 책의 표지에는 온통 낙서투성이인 작은 종이배를 탄 소녀가 물 위에 뜬 빨간 단풍잎 하나를 바라보는 그림이 있습니다. 다른 것들을 보지 말고 빨간 단풍잎을 보라는 메시지입니다. 빨간 단풍잎은 우리 마음을 하느님 나라로 만들어줄 성령의 통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루살렘의 시메온은 아기 예수님을 바로 알아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가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분을 보리란 희망을 성령께서 부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의롭고 독실하며 주님 구원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이에게는 성령께서 하늘을 볼 눈을 주십니다. 어둠이 땅으로 내릴수록 하늘엔 어둠이 걷히고 별들이 반짝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의롭고 독실하지 못해 땅만 바라본다는 데 있습니다. 
로마에서 공부하던 어떤 수녀님이 1년 철학과를 마치고 절망에 빠져 포기하려고 하였습니다. 석사까지 하려고 해도 앞으로 9년을 더 해야 하는데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때 알프스 밑에 사는 반 친구에게 일주일 놀러 오라고 초대받았습니다. 수녀님은 그곳에서 에델바이스를 발견하지 못하면 들어가고 발견하면 하느님의 뜻으로 알고 1년 더 버텨보기로 합니다. 일주일 동안 땅만 보고 다녔는데 에델바이스는 없었습니다. 떠나기 하루 전 비가 보슬보슬 내릴 때 수녀님은 차에 짐을 싣고 있었습니다. 그때 친구가 소리쳤습니다. 
“수녀님, 하늘을 봐요!”
비가 내리는 알프스산맥 위로 둥그렇게 구멍이 뚫리고 엄청나게 많은 별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아, 에델바이스가 알프스의 별이란 뜻이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은 땅에 난 작은 에델바이스가 아니라 하늘의 에델바이스를 마련하고 계셨는데 눈을 위로 들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성령의 역할이 수녀님의 친구가 하는 것과 같습니다. 눈을 하늘로 향하게 합니다. 나의 의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올려주는 도움의 은총이 성령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찾으려는 착한 뜻이 있어야 성령께서 도와주십니다. 주님의 뜻을 알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친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더는 움직일 수 없어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왜 존재하고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나를 만드신 분이 있다면 그분의 뜻이 무엇인지 찾으려 한다면 성령께서 우리 눈을 그분이 계신 곳으로 이끄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