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우리는 그분의 것, 그분의 백성(시편 100,3) | 윤종윤 스테파노 신부님(안식년)

松竹/김철이 2023. 11. 25. 09:13

우리는 그분의 것, 그분의 백성(시편 100,3)

 

                                                                          윤종윤 스테파노 신부님(안식년)

 

 

저는 제주도에서 안식년 프로그램에 참석 중입니 다. 여러모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서도 제 마음은 그렇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함께하는 이들과의 관계에서, 나에게 주어진 책임에서, 내가 바 라지 않은 것을 해야 하는 시간에서. 이런 저에게 주님 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의인과 불의한 이들을 가르듯 말 씀하십니다. 그렇게 바라던 안식년이고, 무엇하나 부 족함 없는 이 시간에 감사와 기쁨이 충만해야 함에도 그 렇지 못한 저를 꾸짖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저에게 은 총을 주신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먼저 생각하지 못하고 저만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 스도왕 대축일을 보내며 우리 구원자이시고 주님이시 며 임금이신 그리스도를 찬미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는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당신 목숨까지 내어주시고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하시기에 우리는 그분을 주님이라고 고백하며 왕 으로 기립니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 보면 우리가 주님을 왕으로 생각 하지 않더라도 주님의 실존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주님과의 관계를 달리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오 히려 우리 자신을 위해서는 주님을 우리 왕으로 모시며 살아가는 것이 더 유익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님께 서 우리 왕이심을 고백하기 위해, 우리가 주님의 백성 이며 주님 것임을 삶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서 주 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처럼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고, 나와 용서 안에 머무르며, 나 와 함께하고, 나와 함께 기뻐하였다. 나에게 감사의 노 래를 부르며, 나에게 희망을 두고, 나를 바라보며, 내 안에서 기도하였다. 왜냐하면, 너와 함께 있는 이들에 게 그렇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우리 왕이시라면, 아니 우리가 그분의 백 성이라면 주님께는 물론이고 우리와 함께하는 이에게 주님께 하는 것처럼 사랑하고, 용서하고, 함께하며, 그 들과 기뻐하고 감사하며 그들에게 희망을 두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 니다.

 

전례력의 마지막 주간을 지내며, 지난 한 해의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부족한 모습마저 주님께 봉헌하며 진정한 주님 백성이 되어, 새로운 전례력 한 해에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우리가 되어 주님의 자랑거리, 주님 것 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