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저희가 언제 주님께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 강대원 즈카르야 신부님(홍보국장)

松竹/김철이 2023. 11. 24. 09:33

“저희가 언제 주님께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강대원 즈카르야 신부님(홍보국장)

 

 

오소서 성령님! 새로나게 하소서!

 

어느덧 전례력으로 2023 년이라는 한 해의 마지막 주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올 한 해는 하느님께서 보 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그리 스도인답게 잘 지내셨는 지요?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아쉬움도 많고 부족함도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 서는 완성을 향하여 나아가는 우리에게 그 부족함을 잘 메울 수 있도록 아름다운 시간을 우리에게 다시 선물로 주실 것임을 믿습니다.

 

한 해를 마감하고 또 다른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오늘 복음은 ‘최후의 심판’에 관한 내용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사람들의 행실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으로 가를 것이라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 기준은 예수 님을 도와주었는지 도와주지 않았는지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 이들도 영원한 벌을 받는 이들도 똑 같이 임금에게 묻습니다. “저희가 언제 주님께 먹을 것 과 마실 것과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불쌍하고 병든 이들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께서는 멀리 하늘에 계신 분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계시며, 특별히 가장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 안에 계심 을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때문에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 들에게 나의 마음과 노력과 시간을 공유할 때 그들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께 해드린다는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먼 미래의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갑니다. 하지만 정작 나에게 주어진 ‘지금’이라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지 못하고 지내는 때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신앙 ‘생활’이라고 하는 것이 특정한 때에 특정한 장소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지금 내 곁에 계시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도와 드리지 못하고 지내는 때도 많습니다. 만일 그렇게 먼 미래에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도와드리고, 지금 잘하지 못하는 신앙생활을 먼 훗날 언젠가 잘하리라는 다짐만 하고 살아간다면, ‘지금’이라는 시간 안에서 나를 찾아 오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2023년의 마지막 주간을 살아가는 우리가 ‘내년에는 예수님을 더 잘 사랑해야지.’라는 생각하기보다 ‘오늘 예수님을 잘 사랑해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지금의 시간을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변화 할 때 지금 나를 찾아 오시는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 님을 도와드리고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