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성체 신심의 두 가지 면 | 김현석 야곱 신부님(성체순례성지 전담)

松竹/김철이 2023. 8. 19. 11:18

성체 신심의 두 가지 면

 

                                           김현석 야곱 신부님(성체순례성지 전담)

 

 

성체 신심은 크게 공적인 면과 개별적인 면으로 행 해진다. 성체 신심의 공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쉽게 성찬례를 떠올릴 수 있다. 왜냐하면 미사 안에서 성 찬례가 거행될 때 우리는 믿음으로 성찬례에 동참하 고 성체께 공경을 드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찬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성체성사이다. 성체 신심 행 위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사가 거행된다. 공적 으로 사제가 신자들 앞에서 제병을 들어 올려 축성 하고, 교우들에게 성변화를 이룬 그리스도의 몸을 나 누어준다. 성찬례를 통해,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을 통해 이루신 성사를 다시금 거행하며 그분의 몸을 함 께 나누는 것이다. 그러기에 미사 전례 안에서 주로 성찬례가 거행되고 공적인 성체 신심은 주로 미사 밖 에서 이루어진다.

 

성전에 들어와 감실 앞을 지나갈 때 성체께 공경을 표현한다. 사제가 성체를 거동하여 지나갈 때 고개를 숙이며 성체께 공경을 드린다. 성체조배를 하면서 성 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과 영적 일치를 이루고자 한 다. 성체가 현시될 때 무릎을 꿇고 현시된 성체 안에 예수님께서 현존하심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그분 앞 에 머무른다. 성시간에 참여하여 성체 안에 현존하 시는 주님을 믿고 거룩하신 성심께 나를 맡긴다. 성 체 거동에 참여하여 성체께서 앞서가시는 길을 따라 가며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께서 내 삶을 이끌어 주시길, 나 역시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기를 다짐한다.

 

물론 미사 전례 안에서도 공적인 성체 신심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성찬례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사 전례 안에서 성체 신심 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미사 안에 서 성체 신심 활동을 하는 목적 즉 ‘첫째, 성체께 대한 굳건한 믿음을 표현하기. 둘째, 믿음으로 성체를 모 시기 위한 준비를 하기. 셋째, 현존하시는 주님과 영 적 일치를 이루어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새로 나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성체 신심의 개별적인 면은 개별 신앙인의 신앙 감 각과 연관된다. 신앙인은 하느님을 발견하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성령의 도움으로 신앙 감각을 발휘 한다. ‘성체 안에 주님께서 현존하신다’라는 믿을 교 리를 ‘그렇게 생각해야 되는 것’을 넘어 ‘그렇게 이루 시는 신비’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우리 감각 을 이끄신다. 개별 신앙인은 이 감각을 활용하여 성 체께 믿음과 공경을 표현하며 성체 신심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갑자기 큰 병이 발견된 그 괴로운 날에 영성체를 할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날 울적한 마음에 성체를 받아 모시는데, 신부님께서 성체를 두 개 주시 거나 거양 성체를 쪼개서 주시면 우리 마음이 어떠한 가? 별것도 아니고 같은 주님의 몸이니 더 주님을 모 신다고 할 수는 없는데, 주님께서 더욱더 나에게 다가 오시는 듯한 감각이 든다. 나를 위로하시기 위해 주님 께서 나를 찾아 주시는 듯한 마음이 들어 성체 안에 주님께서 살아 계신다고 고백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성체 신심의 개별적인 면은 위험 요소를 포 함한다. 과한 성체 신심을 갖게 하여 성체에 대한 맹 목적인 신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기에 개별적 인 신심은 공적인 신심으로 표현되고, 공적인 신심에 도움을 받아 바른 신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식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