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변화의 걸림돌 권위주의 | 성현상 스테파노 신부님(송학동성당)

松竹/김철이 2023. 8. 17. 10:01

변화의 걸림돌 권위주의

 

                                                               성현상 스테파노 신부님(송학동성당)

 

 

신학생 시절 한 교수 신부님께서 제2차 바티 칸 공의회 문헌을 읽고 토론하는 평신도들이 있 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시며 신학생인 여러분 은 공의회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고 물으셨다. 부끄러웠다. 이후 살피게 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의 가르침, 시대를 읽고 적응하여 교회의 변화와 쇄신을 천명하는 공의회의 가르침은 당시 젊은 신학도의 심장을 뛰게 했다. 그리고 그때에 ‘교회 는 하느님 백성이다’라는 말이 가슴 깊이 각인이 되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있은 지도 60년이 넘 었다. 공의회 이후 신학을 공부했던 선배들에게 ‘하느님 백성’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리고 지금 우리들에게 ‘하느님 백성’은 어떻게 자리하고 있 을까? 나아가 ‘하느님 백성’과 관련하여 공의회의 이상과 정신을 교회는 얼마나 구현했을까? 이에 대하여 현재 진행 중인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가 약간의 답을 해주는 듯하다.

 

한국 교회는 시노드의 대륙별 단계에서 「아 시아 대륙회의를 위한 한국 교회 종합의견서」를 발표했다. 이 의견서는 하느님 백성인 교회가 ‘시 노달리타스’를 실현해야 함을 언급한다. 그러면서 현 한국교회의 문제와 한계성을 말하는데 특별히 하느님 백성과 관련해서 눈에 띄는 내용은 바로 ‘권위주의’이다.

 

“성직자 의존주의와 성직자 권위주의는 시노 달리타스 실현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한다.”(종합 의견서 4항)

“한국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권위주의 문화 이다. … 한국 교회 안의 사제와 평신도 간의 경 직된 수직적 관계는 대다수 의 평신도가 교회 안에서 능 동적 역할을 체험할 수 없게 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책임 이 부여되면 이들은 오히 려 부담을 느끼고 회피한 다.”(종합의견서 12항)

 

“시노달리타스 실현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 중의 하나는 권위주의로서, 이는 성직자들만이 아니라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들에게서도 볼 수 있다.”(종합의견서 19항)

 

다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야기로 돌아가 자. 공의회는 교회 쇄신의 일환으로 교회를 ‘하느 님 백성’이라 불렀고, 그 구성원인 주교, 사제, 수 도자, 평신도의 권위를 이야기한다. 이는 구성원 간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권위주의 의 탈피를 외치는 말이었다. 그렇게 공의회는 새 시대를 향한 교회가 ‘하느님 백성’이라는 수평적 관계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요청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러한 공의회의 의 지를 이번 시노드를 통해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 리셨다. 공의회의 정신과 가치가 시대의 뒤안길 로, 책장 속 고전으로 머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교회의 실제적인 변화를 촉구하시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공의회의 정신 과 교황님의 이러한 의지를 실천할 수 있을까? 문 제는 우리 앞의 걸림돌이 너무 크고 무겁다는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