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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좀비(스몸비) 시대 이대로 좋은가?

松竹/김철이 2022. 10. 18. 21:23

스마트폰 좀비(스몸비) 시대 이대로 좋은가?

 

                                                                                                   김철이

 

 

스몸비란?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정신이 팔려 주변을 인지하지 못한 채 걸어가는 사람을 좀비에 빗대어 일컫는 용어인데 주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주위에 집중하지 않고 느리게 걷는 보행자를 통칭하는 속어(俗語)다. 산만한 보행자의 행동거지는 각종 사고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들은 도심지 주요 안전의 위협 대상으로 보도되는가 하며 요사이 게임이나 SNS 등에 중독되어 스마트폰만을 들여다보면서 보행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는 사례가 많아 스몸비라 총칭하고 스마트폰에 침체한 이들을 가르쳐 스마트폰과 좀비를 합성한 스몸비족이라고 빗대어 부르는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병(神病)에 넋이 빼앗겨 가고 있다는 현실을 쉽게 접하곤 한다. 언제 어디서나 남녀노소 구분 없이 넋이 반쯤 나간 듯이 초점이 흐려진 채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만 내려다보는 모습들이 핸드폰 좀비 시대를 불러오는 표정이다. 이러한 병폐(病弊)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시기는 2G폰 시대에서 3G폰 시대로 발전돼 나아가는 과정에서부터 일 것이다. 3G 스마트폰은 한낱 가계에 불과한 소형 무선 전화기의 역할을 뛰어넘어 주제 넓게 만물지영장(萬物之靈長)인 사람들의 넋까지 통째 빼앗아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이 바쁜 세상에 편하고 유익하면 됐지. 뭐”라고 반박하는 이도 분명 있을 터 물론 길들이기 동물인 사람들에게 있어 편하고 유익한 것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이 기계의 노예화되어가는 실태가 안쓰럽고 애처로울 지경이다. 요사이 길을 가다 보면 중도보고 소도 본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잘못된 것 아닌가! 아니면 반항심 많은 현대인이 이 속담을 뒤집어 놓으려 하는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건널목 어귀에 선 채 침침한 눈을 손으로 비비며 손자 손녀 재롱 동영상 삼매경에 푹 빠져 자동차들이야 오가던 관심조차 잃어버린 노인 노파들, 무슨 사무가 그리도 바쁜지 핸드폰을 귀에 댄 채 수다의 꼬리를 늘려가며 건널목 교통질서는 깡그리 째 무시하는 중년의 신사 숙녀들, 귀에 이어폰을 끼고 고개를 숙인 채 핸드폰에 반쯤 넋을 빼앗긴 듯 코앞에 사람이 다가온 줄도 모르는 남녀 대학생, 학교 과제물 검색에 온통 정신이 팔려 걸으며 코가 땅에 닿을 듯한 여고생, 하굣길에 친구들과 떼를 지어 걸으며 또 다른 친구와 화상통화를 하며 듣기 민망한 욕설을 서슴없이 내뱉는 남고생, 뭐가 그리도 즐겁고 좋은지 바로 눈앞에 자전거 오토바이가 달려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핸드폰 동영상을 켜놓은 채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며 수다 삼매경에 빠진 여중생, 새로 나온 게임을 앞다투어 자랑하며 게임 화면을 켜놓고 귀가하다 말고 한길에서 게임을 벌이는 남중생, 호기심 많고 궁금증 많은 초등생은 핸드폰으로 관심사를 검색하느라 정신이 팔려 걸림돌에 걸려 앞으로 엎어지기 일쑤이고 유치원생들은 길섶에 퍼질러 앉아 게임을 즐기느라 해지는 줄 모르는 모습들을 어렵잖게 보는데 이러한 모습들로 인해 갖가지 범죄의 요인(要因)이 되고 범죄의 소지(素地)가 될 수 있음이 심히 걱정스럽다.

 

최근 5년간 스마트폰 관련 차량 사고는 22배 증가했으며 보행사고는 1.6배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관련 교통사고가 3배로 급증했고 보행 중에 일어나는 사고의 60% 이상이 스마트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관련 기관의 보고들이 심각성을 대변하듯 스마트폰에 온통 신경이 빼앗긴 채 주변도 살피지 않고 보행하는 사람들과 자주 부딪혀서 언쟁이 오가던지 서로 민망했던 사례도 많으며 선착장에서 스마트폰만 내려다보며 걷다가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지는 사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걷다가 하수구 뚜껑 틈에 다리가 끼어 적지 않은 고초를 겪었던 사례, 스마트폰만 집중해 보면서 산길을 걷다가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진 사례, 스마트폰 영상이나 검색 내용을 들여다보면서 걷거나 통화하고 음악을 듣느라 정신이 팔려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1년에 1천300명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특히 그중에는 10대 20대가 아침 8시부터 9시 사이에 가장 많은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집계 보도된 사례도 있질 않은가? 이뿐 아니라 운전자 위법행위 1위가 스마트폰이 요인이고 운전 중 스마트폰을 2초만 사용해도 졸음운전과 사고 위험과 비슷하다는 언론사 보도 또한, 우리 사회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닌가?

 

이러한 병폐들은 우리 삶의 주변에서 쉽사리 피부로 접할 수 있는 모습들인데, 가장 시급한 문제로 한결같은 소통의 물줄기로 돌보고 보살펴야 할 우리네 가정사에 스몸비란, 국적도 불투명한 잡귀가 침범하여 단란해야 할 가족들 사이에 대화 단절은 물론 각박한 사회구조 속에 점차 갈라져 나아가는 가족들 간에 남은 정마저 단칼에 끊어버리는가 하면 밥상머리에서조차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입에다 밥술만 “꾸역꾸역” 퍼넣다시피 하며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니 연세 많으신 노인네들은 중죄라도 지은 듯 말 한마디 붙이지 못한 채 식충이처럼 밥술만 퍼넣어야 하고 유아기의 아이들은 이유가 불투명한 투정만 부리기 일쑤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이 시점에서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뿐만 아니라 태블릿 컴퓨터 모바일 등 무분별한 SNS 사용이 각종 범죄의 온상(溫床)으로 번져 애꿎은 피해자가 늘고 있는 몇몇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 스스로가 경각심(警覺心)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N 씨는 남달리 총명하다는 주변의 칭송을 들으며 일류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 준비를 하던 사이 복잡해진 머리를 식힐 겸 틈틈이 즐기던 중 자신도 모르게 PC게임에 중독되어 취업 준비는 내팽개치고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게임에 빠져 밤낮 구분조차 못 하자 어머니가 꾸지람하시니 게임에서 배운 폭력성을 들어내며 흉기로 자신의 어머니를 찔러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평소 게임에 중독되어 학업은 뒷전이던 A군은 중3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게임에 정신을 빼앗기냐며 나무라는 고3 누나를 무차별 폭행하여 전치 5주 동안 치료를 해야 하는 중상을 입혔다는 것이다. 국내 유명 대학에 다니던 Y양은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몇 차례 PC게임을 즐기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PC게임 좀비가 되어 있더라는 고백을 지면에 발표한 적도 있듯이 스몸비 후유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사회 엘리트로 칭송받던 G양은 그날도 야근을 마치고 퇴근길에 무료한 시간을 달래려고 스마트폰 이어폰을 귀에 꽂아 평소 즐겨 듣던 음악을 들으며 집으로 향했는데 버스에서 내려 정류장에서 자택까지 거리로 746m 시간으로 불과 11분밖에 걸리지 않는 그 사이 G양을 뒤따라온 괴한에 의해 납치돼 성폭행당했을 뿐 아니라 사건 당시 입었던 정신적 피해로 한 인생의 설계를 지면째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C군은 고3으로 수능시험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일각일초(一刻一秒)가 소중했던 탓에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귀갓길에 수능에 필요한 자료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하여 내용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팔려 건널목을 건너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대형 화물트럭에 바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응급 수송되었으나, 6개월여 의식불명으로 병실 신세를 졌던 탓에 수능 시험 때 펜도 들어보지 못한 채 재활 치료에 연연해야만 했다. 한 젊은 부부는 자기 처신(處身)도 제대로 못 할 뿐 아니라 한참 놀기 좋아할 나이에 결혼하여 아기를 낳으니 부모역할(父母役割) 하면서 자식 근사(子息勤仕)인들 제대로 했겠는가! SNS 게임 동우회에서 만난 이들 부부는 결혼한 이후에도 게임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일상생활은 통째 접어놓고 자신들의 집과 피시방을 전전하며 게임에 몰두하다 급기야 올 것이 오고 만 것이다. 슬하에 생후 3개월 된 딸아이를 둔 이들 부부는 집의 컴퓨터가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교대로 번갈아 가며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다 오곤 했는데 사건 3일 전 크게 다툰 후 남편이 집을 나갔고 곧이어 아내도 홧김에 생후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만 홀로 두고 집을 나가 피시방에서 게임에 넋이 나간 채 3일을 지냈으며, 남편 역시 집을 나간 이후 3일을 줄곧 타동 피시방에서 게임을 즐기다 오니 아기가 숨져 있었다는 것인데, 이제 겨우 생후 3개월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기는 세상의 모습은 물론 저를 낳아준 부모의 모습도 채 익히기 전에 부모의 사랑에 굶주리고 허기에 굶주린 영혼으로 혼자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야 했으니,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또한, 부모에 대한 원망은 다 어찌할 것인가? 결국 이들 철부지 부부는 사회 지탄(指彈)을 받으며 철창신세를 져야 했지만, 이다지 어이없는 일은 우리 사회에서 발생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며 패륜도 서슴지 않은 스몸비 흔적을 우리 주변에서 강력 쓰나미로 쓸어내듯 죄다 쓸어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영혼을 황폐하게 했던 스몸비 좀비가 우리의 육신마저 병들게 한다는 사실을 익히 기억하는 이는 드물 것이기에 우리의 영과 육을 병들게 하는 스몸비 잔재의 병세는 검색 경로를 통해 알아보기로 하고, 앞서 스몸비 존비가 어떤 병마(病魔)들을 꼬리에 달고 다니는지 살펴보자. 거북목 증후군, 스마트폰 사용과 가장 밀접한 질환이 거북목 증후군(일자목 증후군)이다. 손목터널 증후군,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들고 사용하다 보면 손목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안구건조증,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동안 눈을 깜박거리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안구건조증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팝콘 브레인, 새로운 소식이 없는지 궁금증을 유발하며 십 분을 거르지 않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면서도 일상생활을 게을리한다면 팝콘 브레인을 의심할 만하다는 것인데 마약, 알코올, 카페인, 도박이 과거의 중독 물질이었다면 현재는 편리하고 유익한 존재로만 여겼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 기기들이 새로운 중독 물질로 돌변하여 우리의 육신과 영혼을 황폐하게 조여든다는 것이다.

 

더욱이 스마트폰은 간편하고 수월하게 휴대할 수 있으므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사용하는 ‘생활 중독 물질’인 셈이다. 스마트폰 중독이 뇌를 변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과학적으로 확인됐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중독자는 뇌 조절 능력이 떨어져 상대방의 표정 변화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덧붙인 바 있다. 이는 스마트폰 중독이 평상시에도 의사소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스몸비라는 불명예를 지니게 되면 집중력 저하, 주의 산만 등 정신적 문제부터 시력 저하, 근골격계 이상, 수면장애와 같은 신체적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인데, 청소년 10명 중 3명 ‘스몸비’라는 오명을 쓴 채 시와 초를 다투어 스몸비 잔재가 우리의 영혼과 육신을 좀먹어 가는 이 시점에서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라는 뜻으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교훈의 글귀가 절실하게 가슴을 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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