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물
松竹 김철이
겨우내
혹한의 오랏줄에 묶여
무심히 흘러갈 자유도 잃었는데
늘 솔 길 계절의 선봉장 되니
임 향한 걸음은 무작정 흐른다.
송사리 꼬리 짓 성가시기만 한데
늘 같은 표정 사랑이 넘치고
갖은 생명 모정으로 보듬어
정처 없이 대자연 상경을 한다.
은행잎 시절의 연륜으로 물들고
파랑새 울음 더 외로운데
배부른 물길
못내 아쉬워 자꾸만 뒤돌아 보이니
빨간 단풍잎 물이 든단다.
엄동설한 시린 눈길
싸라기 모습 닮아 온 누리 희끗거리고
조급해진 물심은 아래로 달음박질
세월 따라 꽃가람 향해 내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