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남해

松竹/김철이 2021. 1. 23. 01:29

남해   

 

                         松竹 김철이 

 

 

남해 해변

황혼 빛 노을이 물들어

나그네 시선을 통째로 빼앗아

날로 삼킨다.

 

저 멀리

차창 밖으로 들어오는

하루의 마지막 태양이

부끄러워 고개 떨구게 한다.

 

티 한 점 없이

드러나는 물밑이

마치 처녀의 속살을 보는 듯

얼굴이 달아오른다.

 

무심히 흘러갈 해변

초저녁 달빛마저

길손의 마음을 희롱하듯

더없이 밝다.

 

지척인 양 가깝게 느껴지는 밤바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금세 소라의 밤 이야기가

들릴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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