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松竹 김철이
남해 해변
황혼 빛 노을이 물들어
나그네 시선을 통째로 빼앗아
날로 삼킨다.
저 멀리
차창 밖으로 들어오는
하루의 마지막 태양이
부끄러워 고개 떨구게 한다.
티 한 점 없이
드러나는 물밑이
마치 처녀의 속살을 보는 듯
얼굴이 달아오른다.
무심히 흘러갈 해변
초저녁 달빛마저
길손의 마음을 희롱하듯
더없이 밝다.
지척인 양 가깝게 느껴지는 밤바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금세 소라의 밤 이야기가
들릴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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