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5월 그 화려한 무덤에서

松竹/김철이 2020. 8. 8. 03:20

5월 그 화려한 무덤에서 

 

                          松竹 김철이   

 

 

묻지 마라.

내일 날의 내 인생을

어디론가 쉼 없이 흘러갈

한 방울 개천물도 막지 못할 것을

 

죽어 거적에 말아

뒷산에 묻어줄 이 하나 있으면

누가 뭐래도

수지맞은 인생이지

 

제삿날 잘 먹자고

사흘을 굶었더니

허공을 날던 제비

아스라이 날아올라 곡예를 하다

하강하여 맨땅을 품더라

풋사과 이제야 꽃이 피는데

 

철부지 코흘리개

잘 익은 사과 단맛만 달라네

비웃는 소리 내를 이루고

무덤 속 망자의 울음, 애민 바람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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