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은 걱정이 없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주님이 먼저 하시고 우리는 따르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따르며 또 주님이 걸으시는 길을 따라 걸으면 흔들릴 이유도 없습니다. 그분께 찾아온 위기에서 우린 도망을 치고 말았지만 그 역시 주님이 우리 앞에 계셨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주님은 붙잡히시며 우리를 가도록 두게 하셨습니다.
그런 우리가 이제 주님 없이 살아가는 것을 생각해야 할 시기가 부활의 끝, 그리고 성령과 함께 하는 삶의 시작입니다. 이 때를 미리 준비시키시는 예수님은 제자들의 현재를 알려주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주님과 함께 있으며 제자들은 언제나 나약했습니다. 스스로 판단하여 믿고 행동하지 못했기에 주님의 말씀은 주님이 먼저 행하시지 않으시면 알수도 따를 수도 없는 가치였을 겁니다. 마치 어머니 품에 머무는 아이처럼, 선생님들에게 지식의 모든 것을 맡겨 놓은 듯 한 학생처럼 제자들의 모습은 그랬습니다. 그런 이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주님은 당신의 자리를 치우시고 대신 그들을 이끌어 주시고 도와주실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성령께서 지금 주님께 들었던 모든 것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또 다시 이어지는 진리 안에서 제자들이 그리고 그들을 통해 하느님을 알게 될 모든 이들에게도 같은 은총이 베풀어질 것이라 하십니다. 지금 이 이야기를 듣는 우리에게까지 주님의 말씀과 성령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는 이야기이고 그렇게 우리는 수천년을 통해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은 무엇으로도 잴 수 없는 길이와 깊이를 지닙니다. 오로지 세상과 우리를 위해 당신의 자리를 스스로 치우시고 아버지를 위해 또 우리를 위해 사랑을 베푸시는 주님은 주님으로 인해 우리가 나약해지는 것조차 걱정하십니다.
우리가 말하는 예수님의 사랑은 이런 사랑입니다. 이렇게 깊이 사랑하고 또 이렇게 완전히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 절반의 사랑은 주님으로부터 이루어졌으니 늘 우리의 응답과 실천이 남은 셈입니다. 그러니 하루를 그리고 매일을 그렇게 우리도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성령께서 함께 하시니 모른다 할 수 없다는 말은 그만해도 됩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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