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松竹/김철이 2020. 5. 19. 18:00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https://youtu.be/XFZVqv4FJQo

 

주님의 승천이 다가오며 주님의 말씀은 당신이 가실 곳에 대한 것이 아닌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이런 모습은 예수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를 위해 사셨음을 보여줍니다. 그런 사랑을 느낀다면 우리는 당연히 주님의 마지막이 되신 말씀들에 충실하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보내주실 성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에서 등장하는 성령 역시 예수님과 같은 모습입니다. 아니 그분을 우리가 볼 수 없기에 그분은 더욱 우리를 위해서만 존재하시는 듯 보입니다. 예수님은 성령을 보내시기 위해 당신이 꼭 가셔야 하신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러나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마치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릴레이 경주에서 바통을 건네시듯 당신이 가셔야만 성령이 오신다고 이야기하시는 이 이야기는 더 이상 주님 곁에 머물며 우리가 그분의 판단을 기다리고 따름으로 살수만은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주님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와 함께 하시지만 결국 우리는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하고 또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성령께서 오시면 당신이 그리하셨듯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깨닫도록 도우실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은 우리 삶에서 하느님을 잊게 만드는 모든 것입니다. 죄를 단죄하고 심판까지 연결하는 우리의 태도는 사람을 절망하게 만들고 사람에게 의로움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만듭니다. 곧 사랑이신 하느님을 왜곡하고 사람을 오히려 편파적인 하느님을 섬기는 싸움꾼으로 만들어 버리는 잘못을 가져옵니다.

 

성령은 우리가 그리스도라는 거울에 비추어 사람을, 또 세상을 어떻게 보고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주십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같은 시간과 같은 사건 속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자신의 양심으로 느끼고 살게 됩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그렇게 끝까지 우리를 보호하시고 격려하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부활을 살아가는 우리는 세상이 쌓아 올린 모든 것 앞에서 하느님의 사랑으로 살아야합니다. 무수히 흔들리는 바람 속에도 견뎌내는 뿌리 깊은 나무들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