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松竹/김철이 2020. 5. 15. 08:4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https://youtu.be/uFSysJNEA-Q



모든 종교는 그 중심을 이루는 교리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중심에 있는 교리의 핵심은 '사랑'입니다. 세상에 하느님을 신앙의 정점에 두고 있는 모든 이들은 이 사랑을 배웁니다. 그래서 이 사랑의 교리는 세상에서 가장 넓은 범위에 퍼져 있는 교리입니다. 그리고 이 교리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교리입니다. 


이것은 어떤 과정이나 수련이 필요한 가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격을 얻거나 어떤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수한 노력과 과정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오로지 이 사랑이면 가능하고 이것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능력으로 타고 나는 것입니다. 세상의 가치들 중 내가 빈손으로 태어나고 빈손으로 간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사실 타고 난 것은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과 무엇이든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사람의 근본입니다. 


사람의 근본이 악하다 혹은 욕망을 타고 난다는 것은 부족함으로 인한 것, 곧 없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 타고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을 보는 순간, 아니 보지 않고도 사랑하는 능력을 타고 났으며 그것은 선택과 동시에 실천이 되는 유일한 가치입니다. 


배우지 않아도 가능하고 모든 것 안에서 발견하는 것도 그 가치입니다. 예수님이 사람들 사이에서 이를 이야기하신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우리는 이 사랑의 가치를 하느님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이상하리만큼 어렵고 높은 가치로 만들어서 하늘 위로 띄워놓고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하느님이 직접 그것을 깨뜨려 버린 사건이 주님이 세상에 오신 사건이고, 또 그 자리를 벗어남 없이 죽음까지 이어진 것도 그 이유 때문입니다. 그렇게 주님은 우리 중 하나로 오셨고, 우리 중 누군가로 사셨으며, 우리가 바로 하느님의 자녀이고 하느님 아들의 형제라고 말씀하시며 이 사랑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셨습니다. 내려 주신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보여주셨고 제자들도 그러하리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또한 그들을 보고 깨닫게 될 세상 모든 이들에게도 이 가치를 주신 것이 바로 새로운 계명, 새로 생긴 계명이 아니라 모두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도록 다시 가르쳐주신 것이 바로 이 새계명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음에도 하기 싫어서 피하고 혹은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책임져야 할 몫을 피하기 위해 하지 않는 것 뿐입니다. 


그러므로 제발 어렵게 하느님을 믿지 않길 바랍니다. 그저 사랑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공부하는 이들은 그 몫에서 이 사랑을 빼어 놓아서는 안되고, 성직자이든 수도자이든 고차원적인 가치가 있다고 믿는 이들도 모두 이 사랑으로 결국 세상을 사랑하길 바랍니다. 


그저 사랑합시다. 그것이 모든 것의 결론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