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松竹/김철이 2020. 5. 16. 08:13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https://youtu.be/7yZE7ubVfHk

 

하느님의 일을 하는 이를 성직자라 부릅니다. 성직자는 그 일이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증거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성사로 하느님의 생생한 은총을 전하고 말로 하느님과 그분의 가르침을 사람들과 함께 나눕니다. 그래서 사람을 떠나서 살 수 없는 것이 성직자의 일이자 삶입니다.

 

"이왕이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사람들 안에 사는 성직자들에게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이라는 말과 함께 붙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지금 이렇게 블로그를 만들고 또 녹음과 편집으로 인터넷에 목소리와 글을 공개하는 것은 분명 사람들이 이것을 접할 것을 알고 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보고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를 원한다는 말이 붙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이것을 접하기를 원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부제가 되면서 게으름을 이겨보겠노라고 처음 그냥 하느님께 드렸던 약속이 시간이 오래되어 이제 이것이 약속 때문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관심 때문인지 구분하기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사람들의 관심이 아닌 오래전부터 가진 생각들을 실천해야 할 시간이기이 그런 유혹 아닌 유혹을 넘어서 보려 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 앞에 서야 할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바른 뜻이 세상을 불의하게 살려고 하는 이들의 미움을 받으리라 하십니다. 세상의 이치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듯 하지만 그 중심에 자신을 위한 관심과 사랑이 앞서면 그것은 비슷한듯 완전히 다른 결론을 가지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이 비슷함에 기대어 살려고 하겠지만 그것이 주님의 뜻을 위해서라면 대중의 관심에서 적극적인 반대에 부딪힐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움을 예상하지 않습니다. 이 미움이 반대편의 사람들조차 사랑하기 위함임을 안다면 그것은 분명 예상하고 부딪혀야 함에도 그것을 피해가려 하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고 그 다음 그것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사는 것이 성직자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재주를 부리고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열중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들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향해 서야 할 때 그 내용이 그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면 그 방법을 알면서도 선택하지 않아야 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채워주실 하느님은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직자는 언제나 누군가를 두둔하고 위로하고 격려함으로써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하느님의 일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물론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겠지만 그것으로 결국 하느님을 따를 수는 없다는 것도 그가 기억하기 바랍니다.

 

가진 재주가 없지만 사람들을 향해 살아보니 참 대중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음에도,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위선적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렇지만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아는 방법이라면 이런 쓸데 없는 고민으로 이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 숱한 시간동안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더욱 다행이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