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유월의 열병

松竹/김철이 2015. 11. 6. 16:18

유월의 열병

 

                     - 松竹 / 김철이 -  

 


초목은 푸른데 대지는

열대야 진통을 치를 채비를 한다 
 

담장 넘어 세상은 여전히

사욕私慾의 산고로 갖은 비명을 지르다 못해

아예 한 벌의 옷마저 벗어버리려

바락바락 악을 쓰다

마침내,

세 치밖에 되지 않는 혓바닥마저 날름거린다

 

나 아닌 타인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함으로

순간적인 선택을 잘못했을 뿐인데

냉정한 마룻바닥은 외면하며 돌아눕고

저려오는 육신은

허리 굽은 내 어머니 지팡이로

흘러간 아픈 과거의 시간을 간신히 지탱하니

열병은 한이 없는 모정이 되어

시린 가슴을 쓸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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