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열병
- 松竹 / 김철이 -
초목은 푸른데 대지는
열대야 진통을 치를 채비를 한다
담장 넘어 세상은 여전히
사욕私慾의 산고로 갖은 비명을 지르다 못해
아예 한 벌의 옷마저 벗어버리려
바락바락 악을 쓰다
마침내,
세 치밖에 되지 않는 혓바닥마저 날름거린다
나 아닌 타인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함으로
순간적인 선택을 잘못했을 뿐인데
냉정한 마룻바닥은 외면하며 돌아눕고
저려오는 육신은
허리 굽은 내 어머니 지팡이로
흘러간 아픈 과거의 시간을 간신히 지탱하니
열병은 한이 없는 모정이 되어
시린 가슴을 쓸어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