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삼추단상三秋壇上

松竹/김철이 2015. 10. 16. 16:30

삼추단상三秋壇上

 

                        - 松竹 / 김철이 -  


 

일각이여삼추(一刻如三秋)라

조급한 농심

허수아비 등 돌려놓고

극성맞은 참새떼 시름을 한다

 

들녘은 붉게 물들어

계절은 무르익는데

마른 가지 이별할 잎새는

땅에 뒹굴며 억지를 부린다

 

시절은 만삭滿朔이고

귀뚜라미 느긋한 가락은

길어져 갈 가을밤을 울어

음표 없는 가을 환상곡 절로 짓는다

 

갈 길 바쁜 고엽은

미래를 생각할 수 없지만,

오늘을 주신 하늘에 몸소 제물이 되어

잠시 머물다 갈 시절의 제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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