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고목

松竹/김철이 2015. 11. 25. 16:50

고목

 

                                - 松竹 / 김철이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생사 

욕심 많은 중생

때 묻은 손길 피해 

새와 뭇짐승들 벗을 삼아

속세를 떠난 도인이라도 되시려나 
 

가는 세월 무엇으로 막으랴

수백 년 같은 자리 지겹지도 않은지

한마디 말도 없이

유수 같은 세월 멍하니 바라만 보시는구려  

 

산이 높아 못 가나 물이 깊어 못 가나

물도 흐르고 시절도 흐르건만

사모하는 이 어디다 두고

여기에 묶였는가, 정녕 가엾어라

 

눈을 떠도 그 자리 눈감아도 그 자리

데려갈 이 하나 없이 동그란 나이만 먹고

알아주는 이 하나 없음에

거친 표정에 수심만 차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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