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
- 松竹 / 김철이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생사
욕심 많은 중생
때 묻은 손길 피해
새와 뭇짐승들 벗을 삼아
속세를 떠난 도인이라도 되시려나
가는 세월 무엇으로 막으랴
수백 년 같은 자리 지겹지도 않은지
한마디 말도 없이
유수 같은 세월 멍하니 바라만 보시는구려
산이 높아 못 가나 물이 깊어 못 가나
물도 흐르고 시절도 흐르건만
사모하는 이 어디다 두고
여기에 묶였는가, 정녕 가엾어라
눈을 떠도 그 자리 눈감아도 그 자리
데려갈 이 하나 없이 동그란 나이만 먹고
알아주는 이 하나 없음에
거친 표정에 수심만 차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