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그네
松竹/김철이
지루한 여름 여행길에서
한줄기 소나기 내리듯 만났던 그임을
품에 안지 못한 채
하얀 겨울 속으로 보내야 했던
이 내 가슴에 새하얀 눈이 쌓인다.
다시 올 수 없는 아픔 때문에
상처야 더욱 깊겠지만
코스모스 꽃잎 접은 들 허리에
지난가을 맺은 인연으로 기억하리라
산 까치 대밭에 노는데
금세 눈은 내리고
가신 임의 발자국 묻혀갈 테지
이제야 알았네! 나는 알았네
그대 흘린 눈물이
한 해 살이
단봇짐을 풀고 또 산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