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의 갈대
- 松竹/김철이 -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탓인지
을씨년스럽기 그지없구나
그 옛날 함께 놀던 벗들은
다 어디로 떠나 보냈는가
백발을 바람에 휘날리며
세월을 낚는 신선인양
멀리 물러나 앉은 세상을 주시한 채
미끼 없는 낚싯대만 흔드누나
각박해진 인심은 생각지 않고
옛정만 되새겨
몇 천리 날아온 철새들
갈대밭 언저리 애꿎은 몸부림을 치더라
가슴이 메는데
시린 심정도 모르는지
바람은 관객 없는 공연이나 이어가라는 듯
괜스레 심통만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