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마지막 설경

松竹/김철이 2009. 2. 8. 17:26

♧ 마지막 설경 ♧ - 松竹 /김철이 - 바람은 아직도 찬데 표정조차 없는 새하얀 떡가루 가슴이 시릴 빈 나뭇가지 외로이 앉아 놀더니 어느새 시계추 다름질에 쫓겨 밀려난다. 누구 하나 가라고 쫓아낸 것도 아닌데 이미 오래전 더운 온기조차 잃어버린 빈 들판에 소리도 작게 소복히 내려 쉬더니 이제 다가올 한 계절에 삐쳐 희게 달아난다. 모든 것 부족한 시절 한가운데 넉넉한 이 마음이 되어 초대한 이도 없건만 새하얀 털옷처럼 땅에 내려 졸다가 향기조차 느낄 수 없을 흰 꽃으로 진다. 이제 지면 언제 다시 또 필지 모르지만 바로 등 뒤에 두고온 시절에 대한 미련도 없이 이제 눈앞에 다가설 계절에 향한 소망이 존재하기에 어제 내린 잔설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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