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겨울비

松竹/김철이 2009. 2. 6. 21:56

♧ 겨울비 ♧ - 松竹 / 김철이 - 한 시절 풍요는 덧없는 시간 속으로 자취를 감춘 지 이미 오래이고 어느 임의 기원인가 아침부터 진종일 비가 내리는데 머지않아 가슴을 파고들 초대하지 않은 객손은 어느새 사립문 밖 저만치 서성이고 옷 벗은 대지는 불청객 큰 위세에 오금이 저린다. 황갈색 계절의 화려한 매력에 빠져 고향 찾지 못한 철새는 온 종일 눈물 없는 울음을 울고 심정도 모르는 갈대는 느긋한 노래를 하는데 얼음처럼 차갑고 냉혹하기 그지없는 위세 높은 계절의 객손들 한겨울 재촉하는 빗물에 회색빛 한가로움을 씻어 옷 벗은 나뭇가지마다 널어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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