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887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신부로 살면서 신앙인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바라는 것은 언제나 모두가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건방진 생각이나 가능하지 않은 상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온전히 예수님의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의 한 가운데에 등장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이 때부터 주님 승천을 준비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당신을 생각하고 살아갈 때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셨음을 알게 합니다.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주님이 계명을 어떻게 이해하시고 사셨는지를 기준으로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계명을 예수님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모르고 ..

사제의 공간 2020.05.11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예수님이 우리에게 들려주신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당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말씀은 오직 예수라고 외치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예수님이 우리가 살아가야 할 유일한 길이고 새겨야 할 진리이며 그것으로 우리가 누리는 생명이 된다는 말씀이어서 이 말씀 안에 우리의 모든 삶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종교' 혹은 '신앙'이라는 제한적인 범위 속에 가두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곧 이 말씀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삶은 예수님의 말씀 말고도 다른 기준들이 있다고 분리해서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 주님은 신앙이라는 일정한 범위 속에 진리이고, 길..

사제의 공간 2020.05.08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할 것이다."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할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자리에 있다는 것. 그 맡은 직무가 그렇고 이 직무의 처음이시자 마지막이신 그리스도 덕에 이렇게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사제가 되면서부터 시작된 이 고정된 존경의 자리는 큰 잘못과 실수만 아니라면 유지할 수 있습니다. 노력이 없어도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고 그것에 충실한 것 만으로도 괜찮은 자리가 사제직입니다. 그리고 이런 삶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보호막을 얻어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자리가 되어 있습니다. 정말 가까운 이들에게 보이는 사제의 모습이 과연 사람들의 존경과 기대를 받을만한지는 알아볼 방법 조차 어려우니 스스로 조심하거나 아니면 본..

사제의 공간 2020.05.06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시대의 미래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생겨난 이 날은 아이들을 축복하고 그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수 있도록 느끼게 해주는 날이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앞으로 무엇이 될지보다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미완성의 단계에 있는 사람입니다. 아직 배워야 하고 갖추어야 할 것이 많은 그리고 세상의 이치에 대해서도 배움을 넘어 실제의 것에 대한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 아이들에게 이기는 법을 가르치고 최고라는 가치를 억지로 심어 한시도 마음놓고 즐겁고 행복한 무채색의 시간을 지낼 수 없게 하..

사제의 공간 2020.05.05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성소주일로 시작한 한 주간, 오늘 복음에는 착한 목자이신 주님을 만납니다. 목자는 양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야기됩니다. 같은 땅, 같은 울타리 안에 놓여 있는 양들에게 다가가는 이가 목자인지 삮꾼인지 양들이 구분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이리떼가 나타나기 전에는 똑같은 일상이 반복됩니다. 시간이 되면 울타리를 열어 풀밭으로 데려가고 시간이 되면 모두 한 곳에 모여 문을 닫고 하루가 끝이 납니다. 그런데 위기에 목자와 삯꾼이 구분됩니다. 목자는 양들 앞에서서 양들을 지키고 삭꾼은 도망가기 바쁩니다. 양들에 대한 태도가 처음부터 달랐다는 것은 그 때 드러납니..

사제의 공간 2020.05.04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https://youtu.be/BX9Q0B_hdfo 언젠가 우리는 주님 앞에서 유턴 지역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유턴은 주님을 더 이상 따르지 않게 된 이들이 먼저 보여준 선택의 길을 말합니다. 하느님을 안다고 말하고 그분을 믿는다고 말했던 이들이 주님에게 등을 돌렸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일이 일어난 뒤로,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생명의 빵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전해주신 말씀 중 당신의 의미와 우리의 믿음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이 등장하고 나서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이와 같았습니다. 그것도 제자들, 곧 삶에 있어서 당..

사제의 공간 2020.05.02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2020년 5월 1일. 성모님의 달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또한 가정의 달이기도 한 신록이 우거진 봄의 가장 깊은 계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그 시작의 날에는 우리에게 여러 의미가 겹쳐 있습니다. 두 달 동안 함께 모이지 못했던 교우들이 함께 모여 다시 미사를 시작하는 기쁜 날이고, 성당 가족들이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다시 한 번 우리는 요셉 성인을 생각합니다.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고, 이 미사는 노동자 성 요셉을 기억하는 미사로 봉헌합니다. 예수님의 아버지요 성모님의 남편으로서가 아니라 땀흘려 일하며 가족을 돌보았던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요셉을 기억하며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

사제의 공간 2020.05.01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자신의 삶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 어렵게 느껴지는 일입니다. 우선 자신에게 자신감이 있어야 할 것 같고, 또 다른 이들보다 조금은 나은 사람이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잘못 전달되면 '교만'이라는 말을 피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몇일 째 계속 하시는 말씀은 바로 당신과 함께하자는 이야기입니다. 당신의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과 함께 살자는 이야기입니다. 생명의 빵을 지금의 우리는 성체라고 한정지어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성체를 모시는 우리의 삶이란 그야말로 그리스도를 먹고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그리스도를 따라 살며 그리스도로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제의 공간 2020.04.30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생명의 빵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의 다른 결론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예수님의 증언이 눈물 겹기도 합니다. 결국 이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주님을 떠나고 다시는 따라다니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예수님이 당신이 하실 일에 대해 단호하고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시는 모습에 감사하기도 합니다. 복음을 짧게 정리하는 말씀은 사실 단순한 한 문장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우리가 믿는다는 표현을 하고 신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바로 이 분 때문입니다. 결국 나를 위해서 이익이 되는 선택이 아닌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

사제의 공간 2020.04.29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들. 그들이 예수님의 빵을 먹었고 그 일 때문에 찾아온 상황입니다. 그러나 복음은 마치 그 이유가 모두 뒤바뀐듯 합니다. 하느님이 보내신 이를 믿어야 한다는 말에 사람들은 예수님께 말합니다. "그러면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 이 모습은 마치 예수님이 장터에 사람들을 불러 모아 놓고 나를 믿어라고 부탁하신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어떤 표징을 보여주어야 할 듯 합니다. 그러나 이 복음에 등장하는 표징을 같은 자리에서 예수님은 당신에 대해 사용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표징은 예수님이..

사제의 공간 2020.04.28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우리에게 '믿음'이라는 단어는 우리 삶의 일부분이거나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것입니다. 이 믿음을 사람들에게 말해야 하고 가르쳐야 하는 사람으로 살면서 자연스레 자주 묻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믿는 것일까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믿음은 무엇일까요? 같은 단어지만 사람들에게 이 단어의 모습은 매우 달라 보입니다. 누군가는 하느님에게 의지하는 것을 믿음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하느님의 뜻을 알고 사는 것이라 말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하느님에 대한 자신의 확신이 믿음이기도 하고 하느님의 확고한 사랑을 믿음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의 믿음은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사제의 공간 2020.04.27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우리는 부활시기에 요한 복음을 통해 주님 부활의 의미를 다시 배우는 중입니다. 예수님은 '위에서부터 오신 분'입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성자 하느님이심을 우리는 압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은 땅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진리'이며 곧 이 세상 처음부터 정해진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 창조 때부터 세상에 주어진 기준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착각을 자주 반복합니다. 우리는 사실 하느님을 잘 모릅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알 수 있는 만큼만 압니다. 상상이나 과학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에게 전해주신 만큼만 알 수 있습..

사제의 공간 2020.04.23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지금의 어두운 시기가 깊어질 무렵 우리 귀에는 한 무리의 이름이 유명했습니다. 그 단체의 이름은 하느님의 심판을 통한 새로운 세상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이들은 언제나 있었고 또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고 소수의 사람들로 인해 그 명맥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들 모두에게 이 부활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부활은 심판이 아닌 사랑으로 이루어진 사건이고, 이 부활의 과정 안에서 그 때의 사람들은 모두 심판 앞에 제대로 설 수도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주님을 버렸고 모른척 했으며 심지어 주님의 부활..

사제의 공간 2020.04.22

"이미 늙은 사람이 어떻게 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이미 늙은 사람이 어떻게 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부활의 기쁜 한 주간이 지나고 일상으로 들어와 부활의 여운을 간직하며 살아가게 되는 부활시기입니다. 부활시기에 우리가 만나는 예수님의 모습은 부활 이전의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같은 시간 벌어진 일이지만 그 일을 언제 보는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부활만큼 극적인 계기가 없을 듯 합니다. 실제 벌어질 때 그 일들은 그저 새로운 생각이나 가능성이었지만 부활이 그 모든 것을 진리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니코데모. 그는 바리사이였고 최고 의회의 의원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구원받은 백성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율법을 지키는 바리사이 중 스승이었던 그가 주님께 "스승님"이라고 부른 이 일은 주님이 하시..

사제의 공간 2020.04.20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부활 팔일 축제가 끝나갑니다. 부활의 기쁨은 부활시기를 통해 이어지지만 부활의 날을 팔일에 걸쳐 지내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새로운 의미의 기쁨을 전해줍니다. 우리가 일년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활이지만 그 때 이 부활은 거짓말처럼 찾아온 날이었습니다. 주님의 죽음이 하루 아침에 일어난 사건인 것처럼 부활 역시도 어떤 의미를 생각할 겨를 없이 찾아온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이 부활을 체험한 사람들은 모두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주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전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지 못했고 벌어진 일들도 한참을 생각해야 하는 처지에 있었습니다. 주..

사제의 공간 2020.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