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한비문학 14

삶의 값어치_(수필)한비문학

삶의 값어치 김철이 간혹 우리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세상을 사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주변을 둘러보며 내 삶의 값어치를 한층 더 소중히 여기곤 한다. 아무리 하찮은 삶을 살고 있다는 자책이 든다 하여도 내 삶의 값어치는 당사자인 내가 매기는 것이 아니라 그 몫은 우리를 세상에 살게 한 조물주의 몫이므로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꼴값을 충실히 해내야 하지 않을까! 한 나라의 왕이 어느 날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때 거울 속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내가 불쑥 뛰쳐나오더니 생뚱맞은 질문을 하는 게 아닌가, “자네, 어떻게 왕이 되었는가?” 왕이 답했다. “남들보다 잘나고 남보다 능력이 많아서 왕이 됐지요.” 이 말을 들은 거울 속 사내가 “이 세상에서 자네보다 능력 있고 자네..

작품 발표작 2023.05.09

가문의 토끼띠 이야기_(수필)한비문학

가문의 토끼띠 이야기 김철이 토끼는 예로부터 유순하고 꾀가 많아 지혜와 슬기의 표상으로 불린다. 판소리계 소설인 별주부전(鼈主簿傳)을 살펴보면 토끼가 왜 꾀가 많으며 지혜와 슬기의 표상으로 불리는지 쉽게 접할 수 있다. 별주부전에서 용왕은 자신의 병을 치료할 특효약인 토끼의 간을 구하기 위해 자라를 육지로 보낸다. 자라는 갖은 감언이설로 토끼를 회유해 간신히 용궁으로 모셔가듯 데리고 간다. 토끼는 뒤늦게 자라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자기 간을 노리는 자가 하도 많아 평소에는 누구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산속 깊숙이 숨겨놓고 다닌다는 터무니없고 교묘한 핑계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판소리계 소설 속 토끼의 순간적 모습이지만 토끼가 얼마만큼 꾀가 많고 연민한 동물인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작품 발표작 2023.02.27

겨울 문턱에서_(수필)한비문학

겨울 문턱에서 김철이 국제통화기금과 유엔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경제성장 순위 세계 10위라더니 마음을 비우고 주변을 두루 살펴보면 여전히 빈곤층 사람들의 신음이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흉년이 들어 식량이 모자라면 울며 보채는 아이들만 먹이게 되므로 아이들은 배부르게 먹어도 어른들은 애써 참으며 굶주림에 시달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뜻으로 “흉년에 어미는 굶어 죽고 아이는 배 터져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피부로 느끼는 추위가 한층 더한 올해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니 이 속담이 저절로 가슴을 파고들어 아픈 마음을 더더욱 아프게 한다. "가난과 차별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 이억 육백만 명"이라는 유네스코 통계가 예견하듯 경제성장 세계 10위라는 선진국 호칭을 듣는 이즘에도 삶의..

작품 발표작 2022.12.21

엄마의 베갯잇_(수필)한비문학

엄마의 베갯잇 김철이 어떤 이와 연을 맺고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관한 조언으로 “그가 없는 긴 생을 사느니 그와 함께하는 짧은 생을 택하겠어요. 그가 없으면 사랑도 없으니까요.”라는 비비안 리의 명언이 돋보이듯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나날이 급속도로 발전해 나아가는 세상 걸음을 따라 때로는 종종걸음으로 때로는 허깨비걸음으로 뛰고 걷느라 주변에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물건 중에 그 소중함을 잊고 생활하는 사례가 많은데 한 초등학교 교사의 일상생활 체험담을 통해 무심히 지나친 우리의 일상을 되돌려 반성하며 어떤 인연이 남긴 그 무엇이 가장 소중한 존재인지를 평생을 두고 영혼 다이어리에 새겨보도록 하자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 첫날 오랜만에 반가운 제자들의 모습을 보자 자신이 가르치는 아..

작품 발표작 2022.11.15

스마트폰 좀비(스몸비) 시대 이대로 좋은가?_(수필)한비문학

스마트폰 좀비(스몸비) 시대 이대로 좋은가? 김철이 스몸비란?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정신이 팔려 주변을 인지하지 못한 채 걸어가는 사람을 좀비에 빗대어 일컫는 용어인데 주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주위에 집중하지 않고 느리게 걷는 보행자를 통칭하는 속어(俗語)다. 산만한 보행자의 행동거지는 각종 사고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들은 도심지 주요 안전의 위협 대상으로 보도되는가 하며 요사이 게임이나 SNS 등에 중독되어 스마트폰만을 들여다보면서 보행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는 사례가 많아 스몸비라 총칭하고 스마트폰에 침체한 이들을 가르쳐 스마트폰과 좀비를 합성한 스몸비족이라고 빗대어 부르는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병(神病)에 넋이 빼앗겨 가고 있다는..

작품 발표작 2022.10.18

탱자나무 울타리_(수필)한비문학

탱자나무 울타리 김철이 흔히들 부모는 자식의 울타리라고 한다. 내 나이 예닐곱 시절 “부모는 자식의 울타리”라는 뜻에 관해 며칠을 두고 부모님께 번갈아 가며 수십 차례 질문했던 적이 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질문을 한다 싶어 엉뚱하다는 생각과 당돌하다는 생각이 드셨든지 처음엔 건성건성 대답해 주셨는데 내가 워낙 한 가지 궁금증에 꽂히면 그 궁금증이 해소될 때까지 꼬치꼬치 물으며 파고드는 성격이라 두 분이 며칠을 두고 내 나이에 걸맞은 대답 해주어야 하나를 놓고 고심하던 중 하루는 아버지께서 퇴근 걸음에 온화한 얼굴빛을 띠며 현관문을 들어서셨다. 아버지께선 옷도 갈아입지 않고 날 불러 무릎에 앉히셨다. “철아! 너, 며칠 전에 부모는 자식의 울타리라는 뜻에 관해 물었지?” “예!” “이 말의 뜻은 이 아..

작품 발표작 2022.09.21

걸인(乞人)과 천사(天使)_(수필)한비문학

걸인(乞人)과 천사(天使) 김철이 상전은 미워하고 괄시하여도 살 수 있으나 같은 신분인 종끼리 미워하고 괄시하면서는 살 수 없음을 이르는 말로 “상전은 미고 살아도 종은 미고 못 산다.”라는 명언이 있는데 인생의 텃밭에 드높은 영양소를 부여할 교훈을 몸소 실천하는 한편 덧없는 인생의 여정에서 천만금을 주고도 못 살 값없는 참사랑을 나눈 이들의 참삶을 글로 옮겨 소개하고 새로이 열어갈 새봄의 문전에서 세상 뭇 인생 생에 표본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삼십여 년을 도심지 길섶에서 구걸하며 생계를 이어온 걸인 청년이 있었는데 그 청년은 아동기 시절 자신을 세상에 낳아준 부모 슬하에서 빈손으로 내쫓긴 선천성 뇌병변 장애인이었다. 그 청년은 정확히 듣고 생각할 수는 있어도 중복으로 지닌 중증의 언어장애 탓에, 당면한..

작품 발표작 2022.07.05

세상 평등은_(수필)한비문학

세상 평등은 김철이 내 나이 예닐곱 되던 시절 내가 살았던 동네에 비교적 큰 규모의 여관을 경영하며 갑부로 소문났던 한 가정 슬하에 1남 6녀의 자녀를 두었는데 외아들이자 4대 독자인 아들자식이 요즈음 흔히 말하는 발달장애를 지닌 채 늘 시퍼렇게 피멍이 들어 살아야 하는 제 부모 가슴에 세상 어느 그 누구도 빼주지 못할 대못을 나날이 박곤 했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 1년 열두 달 부유한 생활을 누린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자식 농사가 대흉작인걸.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기엔 상상도 못 할 처지이니 아들자식이 제 이름 석 자는 쓰고 읽게는 해 주어야 한다는 부모 심정으로 가정교사를 들였으나 공염불에 불과했으며 그 아이의 관심사는 오로지 연탄배달 수레나 자청하여 밀어주거나 도와준다는 핑계로 혼자 걸어도 비틀거릴..

작품 발표작 2022.05.17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_(수필)한비문학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 김철이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군신, 부자, 부부간의 행실 문제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게 현실이고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군신 간의 도리와 의무를 다하지 못해 제 나라의 존폐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받게 하는가 하면 천륜을 배척하고 부자간의 도리와 의무를 다하지 못해 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나기도 하고 부부간의 도리와 의무를 지키지 못해 제 가정을 두 동강이 나게 하다 부족해서 슬하 자녀들의 가슴에 치유 불가능한 상처를 입혀 평생 가슴앓이 대물림을 하기도 한다.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돈을 너무도 좋아한 나머지 일부 현대인들은 돈이면 군신 간의 충성심도 부모, 자식 간의 효심도 부부간의 도리와 의무도 신다 차 버릴 헌 고무신 취급하다 몇십 년 정치 선후배로 동..

작품 발표작 2022.03.01

너흰, 어느 나라 국민이더냐?|(수필)한비문학

너흰, 어느 나라 국민이더냐? 김철이 진보(進步)와 보수(保守)의 개념조차 잘 모르면서 두 패로 나누어져 북새통을 이루며 다투는 통에 온 나라 안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한, 이즈음에 나름대로 대한민국 현정사를 살펴보니 참으로 가관이었다.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외국인들 앞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청와대(靑瓦臺)란 대한민국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주어진 직무를 다 하며 국민의 민생을 돌보는 한편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둥지라 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 직무실엔 개나 소나 죄다 앉아도 무방한 곳으로 치부되는 건 왜일까?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의 면모를 살펴보는 한편 대한민국 헌법을 인용한다면 제66조 1항에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행정부의 수반(首..

작품 발표작 2022.02.15

효도는 아무나 하나|(수필)한비문학

효도는 아무나 하나 김철이 "부모를 공경하는 효행은 쉬우나, 부모를 사랑하는 효행은 어렵다."라는 명언을 남겼고 중국 전국 시대(戰國時代)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가(道家), 사상을 담은 책을 지어낸 장자(莊子)의 교훈이 21세기를 쟁이고 있는 현대사에 있어 부모에게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참사랑으로 효행을 행하는 자식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힘든 일이 아닐까!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지극한 효심이 하늘에 닿아 산신령이 호랑이로 화하여 내려준 산삼 두 뿌리로 양친의 병환을 낫게 했던 경상남도 진주시 집현면 장흥리 효자 황기원(黃基源)과 같은 효자는 전무후무하여도 자신을 세상에 있게 해 준 부모의 재산을 탐내다 부족해서 제 부모 목숨마저 떨어진 헌신짝보다 업신여기는 불효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작품 발표작 2022.01.18

똥 푸는 사람들(수필)한비문학

똥 푸는 사람들 김철이 사람은 하루에 평균 128g 정도의 대변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에 사람의 수가 73억 명 이상이니 지구상에서 사람은 하루에 적어도 90만 톤 이상의 대변을 방출하며, 1년이면 이 양은 3억 톤 이상이 된다. 우리가 숨 쉬고 있는 이 순간에 지구에서는 1초에 인간의 대변이 10만 톤 이상씩 배출된다는데, 이처럼 사람에게 있어 먹는 일도 중요하지만, 배출하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똑바로 알고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개 조심’이라고 대문에 석필(石筆)로 갈지자처럼 삐뚤빼뚤 쓴 글씨, 빛바랜 붉고 푸른 기와지붕, 슬레이트 담장, 그리고 한길 쪽으로 조그만 쪽창이 나 있는 함석지붕에 덮인 반 평 남짓한 변소는 30~40여 년 전이면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던 친..

작품 발표작 2021.12.29

아름답고 고운 나의 생을 위하여|(수필)한비문학

아름답고 고운 나의 생을 위하여 김철이 세상 사람들은 죄다 하나같이 아름답고 고운 생을 살기를 구상하며 평생을 살아간다. 아름답고 고운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가장 먼저 선결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은 매일 주어지는 하루를 잘 활용해야 한다. 해가 뜨면 하루가 절로 주어진다고 해가 지면 하루가 가고 다시금 해가 뜨고 날이 밝으면 하루가 절로 주어진다고 하여 하루를 아무런 감정 없이 무심히 소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소중하듯 우리 삶의 테두리이자 보금자리인 하루하루를 우리의 인생을 대하듯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가 없으면 일 년 열두 달도 내 생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 유일하게 눈에 차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날마다 우리를 찾아주는 하루를 소중하게..

작품 발표작 2021.11.17

어머니의 텃밭|(수필)한비문학

어머니의 텃밭 김철이 내 나이 열여덟 되든 해 대한민국 정식 문학 작가로 입문하던 날, 어머니 날 보고 훗날 기회가 난다면 나의 글 자락 한 귀퉁이에 한(恨) 많고 원(怨) 많은 당신 인생을 몇 자 써주지 않겠냐고 하셨는데 자식 된 처지에서 시절 탓에 가정환경 탓에, 고개가 절로 내저어질 정도로 지독한 아픔을 겪어야 했던 모친 고생담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한 획 한 획 써 내려갈 때마다 가슴이 아려서 눈물이 범벅될 텐데 어머니 고생하신 세월을 누구보다 많이 보고 들었던 처지에서 살이 터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어머니 고생담을 쓰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살다 가신 한 생애 십 분의 칠 세월을 살고 보니 어렴풋이 어머니 앓인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것..

작품 발표작 202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