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자꾸 변한다 몸이 자꾸 변한다 다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자꾸 변한다. 요즘 부쩍 그런 것이 보인다. 갑자기 생겨버린 점, 불현듯 거슬리는 옹이, 기이하게 스스로 모양을 바꿔가는 흉터, 낯설어 자꾸 비벼대다 더 커져버린 얼룩... 어떤 하루도 똑같은 조도와 풍향을 갖지 않는 것처럼 내 몸은 매일.. 고도원 편지 2019.12.09
두 마리의 말 두 마리의 말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영혼을 날개 달린 말 두 마리가 끄는 하늘을 나는 마차에 빗대어 설명했다.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인간의 선한 측면, 즉 선을 상징하고 또 한 마리는 부정한 측면, 즉 악을 상징한다. 말을 다루기가 쉽지 않고 특히 사악한 말은 도통 말을 듣지 않아서 가.. 고도원 편지 2019.12.07
사람을 만나는 공부 사람을 만나는 공부 역사는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공부입니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의 긴 시간 안에 엄청나게 많은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어요. 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절로 가슴이 뜁니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고민과 선택과 행동에 깊이 감정을 이입했기 때.. 고도원 편지 2019.12.06
내면아이 내면아이 우리 안에는 죽을 때까지 좀처럼 자라지 않는 내면아이가 살고 있다. 이 내면아이는 피터팬처럼 영원한 순수를 간직한 사랑스러운 모습이기도 하고, 상처 입은 채 하염없이 눈물 흘리지만 도와달라는 외침조차 안으로만 삼키는 안타까운 모습이기도 하다. - 정여울의《나를 돌.. 고도원 편지 2019.12.05
살아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의 본질을 '소리'와 '냄새'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움직이고(動), 움직이기 때문에 소리(聲)를 내고, 소리를 내기 때문에 냄새를 발산하고 그리고 타자를 만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소리와 냄새를 가지고 .. 고도원 편지 2019.12.04
오늘 밤도 푸근히 잘 주무세요 오늘 밤도 푸근히 잘 주무세요 까짓 세월, 갈 테면 가라지 난 나대로 간다 세월 탓을 할 때가 있습니다. 요즈음은 그게 더 자주 있습니다. 나이 탓이려니 생각하지만 어쩐지 내 게으름의 변도 같고 해서, 그런 생각이 들 적마다 씁쓰레한 입맛을 다시게 됩니다. 가는 세월 탓하고 앉아 있기.. 고도원 편지 2019.12.03
12월은 12월은 12월은 우리 모두 사랑을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잠시 잊고 있던 서로의 존재를 새롭게 확인하며 고마운 일 챙겨보고 잘못한 일 용서 청하는 가족 이웃 친지들 세상 사람 누구에게나 벗으로 가족으로 다가가는 사랑의 계절입니다. - 이해인의 시집《희망은 깨어있네》 에 실린 시〈12.. 고도원 편지 2019.12.02
심리적 거리 심리적 거리 누구나 한계와 약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각자 자기 삶에 만족하면 사람은 저절로 부드러워집니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나의 행동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각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심리적 거리를 지켜주어야 합니다. - 김병수의《마흔, 마음 공.. 고도원 편지 2019.11.30
시로 집을 짓다 시로 집을 짓다 시로 집을 짓다. '시詩, poem'는 그냥 시지 의미를 덧붙이거나 따로 견줘 설명하기 곤란한 무엇이다. 그래서 시는 지나치게 추앙받기도 하고 지나치게 무시당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참 어려운 예술이다. - 노은주, 임형남의《집을 위한 인문학》중에서 - * '시로 집을 짓다.' .. 고도원 편지 2019.11.29
작은 물컵, 큰 호수 작은 물컵, 큰 호수 한 줌의 소금을 작은 물컵에 넣으면 매우 짜지만 넓은 호수에 넣으면 짠맛을 모르듯, 인생의 고통도 소금과 같으니 작은 물컵이 되지 말고 큰 호수가 되라. - 진우의《두려워하지 않는 힘》중에서 - * 염도는 소금의 양이 아닙니다. 그릇의 크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생.. 고도원 편지 2019.11.28
속상할 일이 하나도 없다 속상할 일이 하나도 없다 긍정의 위력. 빛은 나의 눈을 뜨게 하고 어둠은 나의 마음을 뜨게 한다. 아름다운 것은 나의 눈을 즐겁게 하고 시련은 나의 마음을 튼튼하게 한다. 매사에 긍정의 마음으로 맞이하면 세상에 속상할 일은 하나도 없다 할 것이다. - 진우의《두려워하지 않는 힘》중.. 고도원 편지 2019.11.27
정말 좋은 집 정말 좋은 집 집이란 원래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낮에 아무리 힘든 일이 있고 사람들하고 부대끼고 피곤했어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 가족들이 있는 곳, 그런 의미가 있는 곳인데 우리는 자꾸만 그 사실을 잊게 된다. 추억이 들어 있고 기억이 묻어 있는 집, 내가 언제.. 고도원 편지 2019.11.26
주방장의 자존심 주방장의 자존심 주방장의 자존심 중 하나는 메뉴다. 편집장의 자존심 중 하나도 메뉴다. 차림표를 일별하며 그 식당의 맛을 짐작한다. 차림표를 훑어보며 그 매체의 맛과 신선도를 추정한다. - 고경태의《굿바이, 편집장》중에서 - * 식당에 가면 맨 먼저 보는 것이 메뉴입니다. 책을 펼.. 고도원 편지 2019.11.25
나, 우리=공간 나, 우리=공간 공간은 인간의 삶을 투영합니다.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속한 자리에 대한 묘사를 잘 들어봐야 합니다. 그곳에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들어야 합니다. 그가 차지하고 있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그의 삶을 더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 김병수의《마흔, 마음 .. 고도원 편지 2019.11.23
통이 찌그러진 분유 통이 찌그러진 분유 만 원밖에 없는 가난한 미혼모가 분유를 사러 갔다. 가게 주인은 한 통에 만 원이 넘는다고 말한다. 힘없이 돌아서는 아이 엄마 뒤에서 주인은 조용히 분유통을 떨어뜨린다. "통이 찌그러진 분유는 반값입니다." - 진우의 《두려워하지 않는 힘》 중에서 - * 배려. 상대.. 고도원 편지 2019.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