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강 (자유문예) 봄강 - 松竹 /김철이 - 대풍이 내린 온 마당 오곡백과 산제기 가득 담아놓고 풍각쟁이 귀뚜라미 퉁수 소리도 곱게 신랑 각시 혼례 올린 지 엊그제 같건만 높새바람 길게 불어 한번 안겨보지 못한 가을 신랑 금세 데려가니 혼절하는 겨울 각시 긴 한숨은 한 시절 내 눈물로 내리다가 강남 땅 두루 날아 고.. 작품 발표작 2008.05.29
폐가 (월간 시사문단) 폐가 - 松竹 / 김철이 - 한겨울 나무하던 삼돌이 손시려 손 녹이던 아랫목 언저리에 큰 행복으로 쉬며 먼 훗날 닥쳐올 삶도 몰랐는데 오늘은 임자 잃은 온돌방 언저리 나뭇잎 굴러 쉬더라. 그 옛날 삼순이 시집갈 생들을 미리 수놓아 손거울 유리에 비추어 보고 풋풋한 봄 향기 대청마루 걸터앉아 노랗게.. 작품 발표작 2008.05.28
왜 돌아보오 (월간 시사문단) 왜 돌아보오 - 松竹 / 김철이 -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맺어주신 세상사 연 다 버려두고 천리 만길 떠나가셨으면 그만이지 가시다 말고 왜 돌아보오 작두 같은 칼날로도 끊을 수 없는 사연조차 칼로 물 베듯 돌아서서 길게 놓인 철길로도 이을 수 없을 길 가셨으면 눈을 감지 감다 말고 왜 눈을 뜨십니.. 작품 발표작 2008.05.27
강물 (월간 시사문단) 강물 - 松竹 / 김철이 - 푸른 새벽 안개 고요한 잠에 취해있던 강둑을 흔들어 깨우고 아랫마을 마실 갔던 몇 점 시간은 연한 먹물빛 커튼을 조용히 걷어올리니 하루에 허락된 세월은 강기슭 언저리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린다. 넉넉한 마음 다 내어놓고 숱한 생명 젖 물려 애지중지 길러갈 한없는 모정이 .. 작품 발표작 2008.05.26
방울새 (월간 시사문단) 방울새 - 松竹 / 김철이 - 몸집은 작아도 사랑은 많아 부부 금실 하늘 찔러 땅 아래로 한 해 두 번 후세를 보는 작은 초롱이 황갈색 온몸 잽싸게 온 누리 주름잡는 텃새로 살면서 푸른 창공 넓게 비상하며 노란 띠 두르는 갈색 터잡이 매연과 황사가 텃세를 부리는 도시가 싫어 공기 좋고 물 맑은 시골 추.. 작품 발표작 2008.05.25
수양버들 (월간 시사문단) 수양버들 - 松竹 / 김철이 - 넓디넓은 이 세상 외로울까 두려워 꽃눈 잎눈 함께 열어 키 큰 고목 모태 삼아 숫수술, 암수술 사랑의 결실을 맺어가는 사랑의 전도사 너른 세상 넓다. 않고 아직 덜 풀린 춘삼월 대지 굳은 땅 흙 알갱이 젖줄 삼아 뿌리 손 야무지게 움켜쥐고 푸른 줄기 두레박 생명수 길어올.. 작품 발표작 2008.05.23
꽈리 (공동시집 꾼과 쟁이 중에서) 꽈리 - 松竹 / 김철이 - 뭘 보러 피었을까… 뭘 하러 피었을까… 검푸른 줄기 젖줄 삼아 닮은꼴 두 쌍둥이로 피는 푸른 잎사귀 어떤 소망 가슴에 품었을까… 무슨 소원 마음에 담았을까… 푸른 잎 사이 사이마다 새로운 희망으로 탄생하는 하얀 꽃 천사 볼 것 많고 할 것 많은 이 세상 잎자루 크게 열어 .. 작품 발표작 2008.05.22
오륙도 (공동시집 꾼과 쟁이 중에서) 오륙도 - 松竹 / 김철이 - 동래부사 정언섭 혼을 다해 지켜온 이 바다 한가운데 터를 닦고 자리 잡은 다섯 형제인가, 여섯 형제인가 형제애도 돈독히 정 나누는 물새들의 요람 조선 세종 총애 속에 조선 땅 널리 이름 떨쳐온 장인 장영실의 조각 작품인가… 누가 보아도 걸작 형제의 섬 부산항 넘나드는 .. 작품 발표작 2008.05.21
할미꽃(1) (공동시집 꾼과 쟁이 중에서) 할미꽃(1) - 松竹 / 김철이 - 동지섣달 엄동설한 호된 겨우살이 온 대지 아직 생명 없을 적 누런 풀밭 이랑마다 연초록 꽃대 하늘 향해 세우고 여섯 장 꽃받침 받쳐 들고 남쪽 땅 바라보는 한 맺힌 영혼(靈魂) 4월의 대지 이름없는 산하에 매서운 북풍한설 추울까봐 초라한 자주색 털목도리 꽁꽁 꽃잎 동여.. 작품 발표작 2008.05.20
상사화 (공동시집 꾼과 쟁이 중에서) 상사화 - 松竹 / 김철이 - 목이 긴 사슴을 닮았는가 그리운 님을 못 잊어 피는가 여러 햇살이 생각하는 푸른 바늘줄기 잿빛 잎으로 봄철 넓은 대지위에 소담스레 피어나는 작은 미소여 온 8월 더운 가슴으로 레몬 빛도 곱게 10남매 낳아 길러갈 보람 올해 우리 빈 가슴에도 이어가게 해 주길… 바램 없는 .. 작품 발표작 2008.05.19
시계 (공동시집 꾼과 쟁이 중에서) 시계 - 松竹 / 김철이 - 밤새 한잠도 못 잔 채 불침범을 서느라 피곤도 하련만 이른 아침부터 쏟아놓는 수다는 세상 역사를 한점씩 새겨간다. 세상에서 가장 힘센 장사도 아니면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잠자는 이 흔들어 깨우고 잠깬 이 편히 잠재워 놓는다. 온 종일 물도 없는 물레방아처럼 세상사 숱.. 작품 발표작 2008.05.18
고향무정 (공동시집 꾼과 쟁이 중에서) 고향무정 - 松竹/김철이 - 그 옛날 뽀얀 흙먼지 곱게 날리우며 터덜터덜 힘겹게 달구지 끌며 걷던 누렁이 싫지 않은 투정은 간 곳이 없고 무향 무표정의 경운기 빠른 걸음 한참일세 삼월 삼지 기다렸다는 듯 호박씨 입에 물고 날아와 처마밑 새 집터 삼아 자식번창 기원하던 제비 날갯짓 볼 수 없고 높은.. 작품 발표작 2008.05.17
보리밭(공동시집 꾼과 쟁이 중에서) 보리밭 - 松竹 / 김철이 -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늘 술에 만취되어 허공을 맴도는 고추잠자리 사심없는 비행은 미래를 알 수 없는 내일을 향해 높은 하늘에 원을 그린다. 온누리 주인 된냥 텃새도 거칠게 진종일 재잘거리는 참새떼 수다에 대풍을 굳게 지키려 애쓰며 노랗게 잘 익어가다 지쳐버릴 허수.. 작품 발표작 2008.05.16
봄이 오는 소리 (창작과 의식) 봄이 오는 소리 - 松竹/김철이 - 추운 계절에 울다 지쳐 눈물마저 흘리지 못한 이의 가슴에 한이라도 되는 듯이 가지에 앉아 우지지는 종다리 예쁜 노래에도 뭐이 그리 서러운지 눈이 부시게 맑은 물방울 떨어짐에서 봄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한 시절 가슴 졸여 살 기구한 운명 억울해 두 눈 부릅뜨고 .. 작품 발표작 2008.05.15
벚꽃 (창작과 의식) 벚꽃 - 松竹 / 김철이 - 가슴 시리는 한 시절 혹한의 호된 시집살이 분가하여 춘삼월 샛강에 활개치며 흐르는 강물도 출렁이는 잔등 위에 분홍빛 꽃잎을 업어 나른다. 새색시마냥 노오란 옷고름 입에 물고 아직 꽃샘추위 가시지 않은 뜨락에 진노랑 색실을 꼬아 손수 봄의 수를 놓더니 한 시절 함께 놀 .. 작품 발표작 2008.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