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929

희생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희생                           松竹 김철이  세상 부모 누구라도드넓은 가슴속에희생 씨앗 심고 심어울긋불긋 춘삼월 꽃을 피우더라 부부의 연은드넓은 이 땅의 인력으로 맺는 게 아니라드높은 하늘이 맺는 것더 사랑하고더 채워가라는 천명이라 하겠네 형제의 연은같은 피를 타고 같은 배를 빌려같은 가문에 태어났으니둘 중 하나 나누라는 것이겠지 사돈의 연은내 새끼 네 새끼 하나씩 나누었으니네 새끼 잘못,내 새끼 잘못일 터초라한 희생 정이 되고소박한 정이 인생 강을 메운다.

작품 발표작 2024.05.05

입하(立夏) | 시인뉴스 포엠

입하(立夏)                        松竹 김철이  시절의 앞문을 살포시 열어놓으니청보리 절로 익고갖가지 여름꽃 제멋에 겨운 듯이산에 들에 울긋불긋 지천으로 만개하지 청개구리 울음주머니 논두렁 풀어놓으니땅속 지렁이 땅 위로 기고못자리 누운 모포기모노래 곡조 파릇이 익어가네 봄 뜨락에 태어나초여름 뜨락에 무성한 쑥이아낙네 손맛 따라 멥쌀가루 분칠하고떡시루 올라 쑥버무리로 재탄생하더군 분명 옥에 티는 존재하는 법누구 하나 기르지 않아도누구 하나 가꾸지 않아도잡초 해충이 왕성하니 대자연 은혜 공평하다.    시인뉴스 포엠(클릭):https://www.poetnews.kr/15819

작품 발표작 2024.05.02

무거운 짐일수록_(수필)한비문학

무거운 짐일수록                                                  김철이  잘 났건 못났건 세상 사람들은 크기와 무게의 차이가 있을 뿐 자의든 타의든 죄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이때 짐이란 시야에 어떠한 형태로 비추어지는 사물뿐만이 아니라 책임(責任), 통고(痛苦), 비탄(悲歎), 수심(愁心) 등의 모든 정신적 부담의 요소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물론 사람들이 나날이 마주하는 삶 중의 멍에와 굴레 자체도 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멍에는 무거운 짐의 부담을 감소시키는 지렛대 역할도 해준다. 멍에는 우마(牛馬)가 우차(牛車)나 마차(馬車)를 끌 때 우마의 목덜미에 씌워서 짐의 무게 하중도 줄여주는가 하면 행여 실수로 낭떠러지 혹은 가파르고 비탈진..

작품 발표작 2024.04.30

해녀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해녀                    松竹 김철이  망망대해 테왁 하나 의지하고눈에다 더 큰 눈을 덧씌워어미 젖가슴 파고드는 새끼처럼대자연 젖가슴을 단숨에 파고든다. 허락하지 않으려는 숨결과떼 내려는 손길이몇 순간 빗장의 놀림으로천칠백 년 묵은 바위틈 다툼이 일더라. 밀물 썰물 이름표 달고들고 나는 물살의 성화에꾹꾹 눌러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가슴 맺힌 한을 길게 토해내리 산초(山草) 캐는 산처녀 어디로 가고해초(海草) 캐는 물처녀 물 호미질로너른 바다 통째얼기설기 엉성한 망사리에 담으려 네

작품 발표작 2024.04.28

세월은 가도 | 시인뉴스 포엠

세월은 가도                  松竹 김철이  부평초 같은 세월이 흘러그대들 이름은 잊혀 가겠지만귀군들 아랫사랑도이녁들 치사랑도내 숨 쉬는 가슴속에 영영 읊어졌네 강풍이 일고소나기 무수히 몰아칠 때도나날이 지저귀듯 왔다가 사라지는 회상나는 되살아날 추억의 날을 잊질 못하지 인연은 가도 과거는 살아남는 법봄날의 민들레 가을날의 들국화추억 쌓아 놀던 그 장의자 위에꽃잎은 떨어지고낙엽이 한없이 쌓인다 한들가슴 내준 자네들 우정만은 하겠는가, 봄날 아지랑이인가당신들 함자는 멀어지지만따스했던 그 우정만은내 비어갈 가슴속에 영영 읊어졌네    시인뉴스 포엠(클릭):https://www.poetnews.kr/15704

작품 발표작 2024.04.25

거짓말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거짓말 松竹 김철이 하루의 세 끼니 밥은 굶어도 단 하루도 하지 않고는 못 사는 세상 숱한 말 중에 참말은 몇 마디일까! 모양도 색깔도 없는 말, 말, 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생사 달리지 못할 말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짓말 타고 채찍질 달리는 인생아 드넓은 세상사 입 둘 달고 사는 자 하나 없는데 세 치 혀로 내뱉는 말 중 거짓이 진실보다 독판 치더라 둥근 세상 두루 돌 듯 입 섞어 사는 사이 참말과 거짓말이 뒤죽박죽 세상 끝날까지 동고동락 이어가겠지

작품 발표작 2024.04.21

인연 | 시인뉴스 포엠

인연 松竹 김철이 연줄도 없이 빈 지게 하나 덜렁 메고 홀로 왔던 세상 소풍 길에 가슴 내주고 품어준 이들 걸음마다 가시밭길 고비마다 인생 고초일 적에 인연이란 두 글자로 손 내밀어 토닥여준 이들 한 생을 다 살고 내 본향 돌아가는 날 남길 건 이름 석 자뿐이지만 따뜻했던 그대들 사랑 영영 잊진 않으오리다 혼자 왔던 소풍 살이 행복했다 천명하고 벗 되어 놀아준 그네들 마음 빈 지게 하나 가득 담아가니 천상 영복永福죄다 내 것일세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s://www.poetnews.kr/15704

작품 발표작 2024.04.18

수정(修正)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수정(修正) 松竹 김철이 누구나 한번 왔다, 한 번은 가야 할 길이기에 아무리 잘 살아도 아쉬움은 늦가을 길섶에 낙엽인 걸 물도 쏟으면, 못 담는데 세 치 혀 잘못 놀려 맺은 말 한마디 비수가 되어 돌고 돌다 내 가슴 가운데 꽂히는 법 몸가짐 늘 조신이 가지라는 조상님 말씀 엿 바꿔 먹었던지 경거망동 한순간 행실이 타인들 인생에 아픈 상처 되기에 인생이 문서라면 생각과 말과 경거망동 행실로 그르친 인생사 몇 방울 먹물 먹여 고쳐놓을 텐데

작품 발표작 2024.04.14

곡우穀雨 | 시인뉴스 포엠

곡우穀雨 松竹 김철이 춘삼월 호시절을 떠나보려니 못내 아쉬운 듯 시절의 뒷문을 걸어 잠가놓고 농부들 한가한 손길 볏논으로 불러낸다. 대풍을 소망하는 농심을 채워주려는 듯 사부작사부작 비가 내리면 백곡은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점쳐질 한해 가을걷이 곡간을 배 불리네 분주한 농부의 손길 못자리 깔 적에 못자리 곤히 잠든 볍씨 잠 깨라고 봄비 내려 토닥토닥 느슨해진 황소 목에 멍에끈 졸라매지 조개에 살이 오르고 나무에 물이 오르니 봄철 밥상머리 밥도둑으로 입맛을 돋우고 곡우 물 몇 모금으로 불로장수 불러오리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589

작품 발표작 2024.04.11

회초리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회초리 松竹 김철이 천둥벌거숭이 철부지 유년 시절 세상 진리 가르치며 아버지 드높은 은혜로 내리시던 내리 외사랑이어라 삶의 사리 분별 못 할 어린 자식 어머니 드넓은 모정으로 치며 속울음 몰래 쏟으셨던 내리 짝사랑이어라 맞았을 땐 철부지 소갈머리 애먼 매 맞은 듯이 서럽고 억울했지만 부모님 속마음이야 퉁퉁 부어올랐을 터 부모님 죄다 떠나시고 나만 홀로 남았으니 종아리 뉘 앞에 걷어놓고 보약 같은 회초리 뉘에게 맞아보리

작품 발표작 2024.04.07

청명淸明 | 시인뉴스 포엠

청명淸明 松竹 김철이 잘 영근 봄볕은 따사로우니 농한기 몇 달을 쉬던 황소걸음 바쁘고 가래질하는 농부들 걸쭉한 입질 못줄 삼아 가래소리 심누나 버드나무 느릅나무 비벼 일으킨 새 불 나라님 고을마다 하사하니 묵은 불 죄다 끄고 새 불 기다리던 민가 굴뚝마다 밥 냄새 폴폴 네 나무가 아닌 내 나무 심는 풍습 따라 산마다 들마다 내 나무 정성스레 심고 슬하 자식 출가할 적 혼수 장을 꾸리네 박토에 부지깽이 꽂아도 새싹이 트고 산에 들에 봄나물이 지천이니 주꾸미 안주 삼아 두견주 한 잔에 꽃놀이 어절씨구 어깨춤 절로 난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589

작품 발표작 2024.04.01

돌풍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돌풍 松竹 김철이 코로나19 탓에 임인년 고운 가을도 즐겨보지 못한 채 떠나보내는 심정 시려만 오는데 기세등등 천지를 호령하누나 가지와 이별하고 갈 길 잃은 넋으로 헤매는 낙엽들 천도재라도 올려줄 심사인가, 드높은 창공 아스라이 들어 올린다. 솔잎 창 높이 세운 소나무 가지 사이 허락 없이 들락날락 거친 호흡을 하며 드넓은 세상을 통째 삼키려 하네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든지 세상천지 순풍 되어 천지를 제 것인 양 지배하려는 전염병 고이 업어다가 천 길 만 길 바닷속에 수장시켜 주게나

작품 발표작 2024.03.31

새롭게 새롭게_(수필)한비문학

새롭게 새롭게 김철이 2023년 계묘년 한 해는 정말 다사다난했고 우여곡절이 숱했던 해였다. 아픔도 많았고 다툼도 많았지만, 양심 밑바닥에서 절절히 우러나는 뉘우침은 접하기 힘든 한 해였다. 생각과 말과 행위는 물론 손놀림 발걸음조차도 진실로 뉘우치는 모습은 접하질 못했다. 2023년 계묘년 한 해만 살 것이 아니니만큼 지난해의 오류를 마중물 삼아 2024년 갑진년 한 해만큼은 한번 범했던 오류는 되풀이하지 않아야겠다. 한 가정주부가 마트에서 간고등어 네 마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네 식구가 먹을 반찬으로 요리해 밥상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튿날 아침 일어나 간고등어를 꺼내 구우려고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간고등어가 온 데 간 데가 없고 전날 자신이 신고 외출했던 구두 두 짝이 사이..

작품 발표작 2024.03.26

세월여류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세월여류 松竹 김철이 동작 그만 그 선만은 넘질 말아라. 너는 그만 거기 멈춰서 편히 쉬려 마 철모르고 너랑 동고동락 달려왔건만 더는 속질 않으리 영원불변할 줄만 알았던 우정이란 네놈 세월이란 네놈 내 인생사 출입 금지다. 너랑 더는 못 불러 앞서 끌어당겨도 내 청춘가 따로 부를래. 행동 그만 그곳에서 다가서질 말아라. 이젠 너는 나 갈림길 떨어져 가리 철모른 체 너의 손목 잡고 따라왔건만 더는 속질 않겠네 동상이몽 꿍꿍이 품었던 연정이란 네놈 시절이란 네놈 내 청춘 길 간섭 금지다. 너랑 더는 못 산다. 뒤서 등 떠밀어도 내 인생길 따로 가리라

작품 발표작 2024.03.24

아! 옛날이여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아! 옛날이여 松竹 김철이 드맑던 금수강산 널린 게 정이고 나눔이라 귀한 줄 몰랐는데 물 한 모금 밥 한 공기 나누기 두렵더라 매몰찬 사회적 거리두기 야박한 시대를 아궁이 부채질하듯 하는데 꿈길에 만난 듯 피붙이 모습이 봄날 아지랑일세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애틋하고 아쉬운 게 인생 산 데 만나기 두렵고 손잡기 두려우니 이기심이 절로 춤추겠네 병마에 시달리며 살아온 삼 년여 잃은 건 정이요 얻은 건 애끓는 사무침이라 못내 그리워 몇 소절 옛 노래 가사로 허전한 가슴에 흐른다.

작품 발표작 2024.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