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929

4부작 연작 수필 | 사계절 추억의 놀이 문화를 찾아서_제4부 추운 겨울 우리는…

4부작 연작 수필 | 사계절 추억의 놀이 문화를 찾아서 제4부 추운 겨울 우리는… 김철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걸어야 할 인생길의 출발점에서 한 시절 동심(童心)으로 살아야 한다. 동심은 호발성(好發性)이 어느 시기보다 왕성할 뿐만 아니라 평생 쌓는 추억 양의 80% 이상을 동심의 시기에 체험하는 것인데 동심의 시기에 추억이 덜한 이들은 불행한 사람이라는 속언도 있지만, 이 속언이 속언에 불과하지 않다는 증명을 전하는 필자(筆者)의 동심 행보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철부지 어린아이들의 노는 시기는, 때와 철을 가리지 않듯이 나의 유년 시절은 놀기 위한 시기였다. 여니 또래의 아이들이 정규 과정을 통해 학업(學業)을 익혀갈 때 나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부모님의 자율지도(自律指導)와 독학(獨學)으로 인생의 도..

작품 발표작 2023.12.30

석송령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석송령 松竹 김철이 만인의 우산으로 해치려는 이 해를 입는 이 차별하지 않는 고목의 그 그늘 은혜로운 어버이 마음이어라 드높은 가슴 펼치시고 동서남북 줄기 두루 펼치시고 부귀와 장수의 당신(堂神)이 되시니 천향리 자손들 정월 대보름 동신제로 보답하네 일제 침략의 무리 백의민족 한반도 정기 말살하려 들 적에 동신목 되어 일제의 꿍꿍이수작 물리쳐 주시니 석평마을 백성들 칭송이 끊일 날 없구나 크신 술배 음주 가무를 즐기시듯 정월 대보름 마신 열 말 막걸리 흥에 겨워 사계절 내내 너울너울 푸른 솔가지의 춤사위와 평생 더불어 살리니

작품 발표작 2023.12.24

선몽대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선몽대 松竹 김철이 그 절경 아름다워 하늘의 신선들 사바세계 내려앉아 드맑은 숲 시제 삼아 주거니 받거니 시구를 읊어 내린다. 첫사랑 같은 참사랑을 나누고 싶어 내성천은 말한다. 짝사랑일지라도 굵고 짧은 애정보다 가늘지만 긴 연정을 택하겠노라. 하루가 천년이 되듯 천년을 하루 같이 늘 푸른 노송으로 묵묵히 지켜온 절경 기암절벽 굽이치는 내성천 물이 되리니 세상 생명 죄다 품으려는 듯 어머니 젖가슴인 양 온유하게 동서로 흐르는 물돌이 허기진 나그네새도 품어 안는다

작품 발표작 2023.12.17

동지冬至 | 시인뉴스 포엠

동지冬至 松竹 김철이 금일은 동짓날 일 년 삼백육십오일 중 밤이 가장 긴 날 차가운 냉기에 얼어붙은 나날이 생기를 되찾아 봄의 싹이 돋는댔지 아궁이 장작불 성화는 목 빼 심청이 기다리던 되놈 같은데 몸단장하던 새알심 생떼를 부리듯 쟁반 위에 마구 구른다. 눈 뜨게 할 아비도 없는데 공양미 몇 석의 제물인가, 쌀가루 버무려 단장하고 펄펄 끓는 가마솥 팥물 속에 몸을 던지니 하현달도 서럽다. 팥죽 쑤어 집 안팎 뿌려주니 갖은 악귀 쫓겨나고 팥물로 물 든 스무이튿날 밤은 밤새들 울음으로 깊어만 간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209

작품 발표작 2023.12.14

회룡포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회룡포 松竹 김철이 천년 수행 감내하고 승천한 용이 오묘한 물굽이 풍광을 잊지 못해 사바세계 일천을 되사려 흐른다. 비룡산 너머 장안사 종소리 숱한 고뇌 부를 적에 철철이 고운 옷 갈아입고 매혹적인 자태로 유혹하더라 물돌이 따라 돌고 도는 세상인고 허물 벗는 뱀처럼 훨훨 벗어던진 채 사계절 파고들어 쉬어 가리 부용대 아래 하회마을 덩더꿍 덩덩 세마치장단이 흐르니 숨기고 싶은 인생사 탈속에 감춰놓고 광대춤 신명 나게 어절씨구 놀아봄세

작품 발표작 2023.12.10

대설大雪 | 시인뉴스 포엠

대설大雪 松竹 김철이 진종일 울상이던 제빛 하늘은 온 천하 은혜를 베풀 듯이 굵직한 눈송이를 훑어 내린다. 숲길은 가로막히고 숲속에 숨어 놀던 콩새 먹이 한 입 구하려다 잰걸음 하염없이 콩콩거리네 산길은 이미 끊겼는데 제 본분 잊지 않고 쏙독새 쏙 독독독~ 쏙 독독독~ 기나긴 밤 속절없이 울더라 눈산은 높아만 가는데 눈발은 잦아질 길 없으니 솔부엉이 쉰 울음으로 끊어진 산길 뜨덤뜨덤 잇누나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209

작품 발표작 2023.12.04

시간과 공간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시간과 공간 松竹 김철이 아침 동산에 해 뜨니 잠자리 뒤척이는 게으름뱅이 똥구멍 찔러 문전 밖으로 쫓아내더군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 했는데 노예 생활 찌든 두 입술 매 순간 입씨름만 붙이네 오지랖이 드넓어 세상 뭇 인생살이 무언으로 간섭하고 참견하다, 탈 생기면 침묵만 지킨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천지를 보살피느라 허리가 휘는지 가끔은 고장 난 시계로 쉬더라

작품 발표작 2023.12.03

다짐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다짐 松竹 김철이 바람 불고 소나기 계절을 때려 내려도 다시는 널 떠나보내지 않으리 이 축복의 달을 八月 달려들 모기떼 극성이 싫고 十月 쓸쓸히 돌아설 그 표정이 싫어 九月 그댈 내 안의 임으로 섬기려 하네 맺지 못할 정이라도 내 마음 변치 않으면 나 그대 안에 영영 머물고 그대 내 안에 영영 머물 것을 모질고 매몰찬 세월 날 속여도 연년이 찾아줄 그대 있으니 밤하늘 초승달로 사모하리

작품 발표작 2023.11.26

九月 너는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九月 너는 松竹 김철이 네가 지구촌 북쪽 꼭짓점에 잠시 머무는 동안 포도는 포도 나뭇가지 매달려 익고 알밤은 알밤 나뭇가지 매달려 익던 九月 너는 과일의 여왕 이름표 걸어놓고 내 냉가슴 계절병으로 영글다, 네가 지구촌 북쪽 꼭짓점 위로 천천히 올라오는 사이 포도는 포도나무 가지를 쓸쓸히 떠나야 하고 九月 너는 맺은 정 매몰차게 뿌리치고 내 가슴앓이 못 본 채 떠나려 하네 목을 매도 소용없고 네 걸음마다 두 팔 펼쳐 막아서도 잰걸음 멈출 길 없더라

작품 발표작 2023.11.19

소설小雪 | 시인뉴스 포엠

소설小雪 松竹 김철이 제빛 하늘 못내 부담스러워 엉거주춤 길 잃은 고엽 을씨년스런 길섶 갈팡질팡하더라 햇살은 눈 부셔도 갠 하늘 무지개 뜨지 않고 눈바람 한 해 눈 이야기 미리 쟁이느라 소복단장 고이 하누나 이리저리 빚은 새하얀 꿈들이 더 얼마나 강물로 뛰어들어야, 다시금 하늘과 땅 사이 무지개 놓일까. 어느새 산기슭 산등성이마다 눈발 희끗거리는데 찬바람은 강물 속으로 설익은 눈송이를 거듭해 수장시킨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 http://www.poetnews.kr/15077

작품 발표작 2023.11.16

마음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마음 松竹 김철이 보리밥 한 사발 퍼먹고 썩은 방귀 뀌더라도 썩은 세상 닮지 말자 꽁꽁 묶어보지만 눈꼬리 바보상자 속 끌려든다. 세상 수레바퀴 돌고 돌아 악인이 호인 되고 호인이 악인 되기란 시간문제 누가 악인이고 누가 호인인지 통 알 수가 없네 낭비하지 말자 맹세 크지만 누웠을 때 다르고 앉았을 때 다르니 요놈 심사 도무지 모르겠네 세상이 열두 번 바뀐다 한들 본새도 색깔도 변함이 없는데 때로는 선의를 품고 때로는 악의를 품어야 하니 당최 그 정체 분별이 어렵더라

작품 발표작 2023.11.12

4부작 연작 수필 | 사계절 추억의 놀이 문화를 찾아서_제3부 굴렁쇠 구르던 길에(수필)한비문학

4부작 연작 수필 | 사계절 추억의 놀이 문화를 찾아서 제3부 굴렁쇠 구르던 길에 김철이 옛날 설화 속에 등장하는 한 위인이 죽어 저승엘 갔더니 염라대왕이 말하기를 “너는 이승에서 살면서 추억은 얼마나 쌓았느냐?”고 묻더란다. 가난하고 궁핍한 세상사 하루하루 사느라 가슴에 찌든 상처만 그득할 뿐 아름답게 여겨지는 추억거리가 별로 없었던 위인이 대답하기를 망설이고 있으니, 눈치를 챈 염라대왕이 “처지를 탓하는 건 핑계일 뿐 추억 쌓기에 실패한 너는 영혼으로 사는 우리 저승에서도 아무런 쓸모가 없으니, 이승으로 되돌아가서 충분히 추억 쌓기를 한 후 다시 온다면 받아 주마” 는 약속을 했다는 것인데 저승의 영혼들 증언에 의하면 그 후 그 위인이 저승엘 들어오는 걸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록 설화 속 이야기이..

작품 발표작 2023.11.08

내 이름 석 자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내 이름 석 자 松竹 김철이 권세도 명예도 지니지 못했으나 대통령 열 부럽지 않은 동갑내기 내 친구 일심동체 울고 웃은 세월이 그 얼마더냐 생애 마지막 날 손 묶고 발 묶여 함께 묻힐 죽마고우 내 동무 언 칠십 년 세월 슬퍼도 함께 울고 기뻐도 함께 웃었건만 내 머리 서리 앉아 백발인데 넌 어찌하여 늙지도 않느냐 고희를 살던 사이 다가설 시련도 돌아설 애환도 맨발로 오갈 적에 어깨동무 사발밥 먹고 잠잤건만 내 얼굴 주름 골이 파이는데 넌 어이 코흘리개 그 표정 그대론가

작품 발표작 2023.11.05

입동立冬 | 시인뉴스 포엠

입동立冬 松竹 김철이 칡부엉이 울음으로 다리를 놓고 지루한 밤 못다 나눈 뒷이야기가 쌓여가는 군불 대운 아랫목, 홀로 노는 콩새 콩콩거리는데 뒤꼍 솔숲에 이는 실바람에도 별빛 번지는 소리 아랫목 넘보던 귀뚜라미 솔깃하네 뻐꾸기 둥지 속엔 건들바람만 들락날락하고 시절의 꽃 무서리 진눈깨비 동무 삼아 서성인다. 초이레 상현달 아래 뒤진 단풍잎 바스락! 망가지는 외마디 비명으로 한 해 겨울의 문을 연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077

작품 발표작 2023.11.02

수라화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수라화 松竹 김철이 풍요로운 계절 허수아비 손 놓고 쉴 즈음에 논두렁 모태 삼아 변신을 꿈꾸는 밀 씨 보장되지 않은 미래를 향해 걷는 어눌한 발걸음이 가련다 한겨울 혹한을 피해 땅속에 숨어 더 나은 생을 피우기 위해 숨죽여 기회를 엿보다, 계절의 여왕 오월 노란 꽃으로 피었지 수천수백 송이 밀꽃이 모여 숱한 손길의 드높은 은혜 갚으려고 살신성인 정신으로 뼈도 살도 가루가 되어 널빤지에 올라 홍두깨 회유를 받아들여 갖은양념 벗이 되었네 무더위에 지친 인생들 한 끼니 밥상머리 행복을 위해 몇 번을 죽고 살아 한여름 되 피는 수라화

작품 발표작 2023.10.29